황우석 교수 줄기세포를 둘러싼 '진위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네이처〉가 사설을 통해 '황우석 애국주의'를 질타하며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엄밀하고 공식적인 조사'를 다시 한번 촉구해 주목된다.
***"애국적 선동으로는 국익 수호 못해"**
저명한 과학잡지 〈네이처〉 2005년 12월 1일자는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사설을 통해 최근 국내의 '황우석 애국주의'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 사설은 "한국의 일부 사람들이 이번 일로부터 잘못된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짐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는 황우석에 대한 재정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고, '세계 줄기세포 허브'의 주관기관은 황우석의 사임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이 사설은 또 "MBC는 비애국적이라는 공격을 받고 있으며 광고주 몇몇은 거래를 중단했고 프로그램 PD들은 폭력 위협에 시달리고 방송사 사옥 앞에서는 시위가 벌어졌다"고 국내 분위기를 전했다.
이 사설은 "(이처럼) 한국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황우석의 윤리적 실수가 심각한 위반이 아니며 단지 한국과 서구의 문화 차이를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면서 "그러나 진실을 밝히는 데 이토록 많은 장애물이 있는 상황에서 어떤 윤리적 위반 행위가 있었는지를 우리가 어떻게 확인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사설은 "한국의 국익은 더 많은 애국적 선동에 의해서가 아니라 황우석의 실험실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가에 관한 엄격한 공식 조사를 통해 가장 잘 수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황우석 스캔들', 줄기세포 연구자에게 윤리적 행동의 중요성 환기**
〈네이처〉는 "황우석이 (그 동안 난자 출처를 둘러싼 의혹들을) 시인한 것은 줄기세포 연구자와 한국 정부와 언론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며 "이들은 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데 18개월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설은 또 황우석 교수 띄우기에 앞장섰던 국제 줄기세포 연구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사설은 "이번 일은 줄기세포 연구자들에게 투명하고 엄격한 윤리적 행동의 중요성을 새삼 환기시키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며 "그런 계기가 필요했다는 사실 자체가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설은 "(그 동안) 국제 줄기세포 연구자들은 황우석의 실험실에서 뭔가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느렸다"며 "심지어 〈네이처〉가 18개월 전 문제를 제기했지만 한국 정부가 제대로 조사하지 않을 때도 연구자들 대부분은 황우석과 새로운 협력관계를 정립하고 그의 연구의 우수성과 정직성을 칭찬하기 바빴다"고 꼬집었다.
***난자 기증 연구원 '실험에서 난자 훼손해 괴로워했다'**
한편 이 잡지는 별도의 기사에서 난자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여성 연구원(현재 피츠버그대 연구실 소속)과 관련한 새로운 사실 등도 공개했다.
〈네이처〉는 "노성일에 따르면 이 연구원은 실험 초기에 난자를 못 쓰게 만들고 연구의 진전을 수개월 늦춘 실수를 저지른 뒤 난자 기증에 대한 의무감을 느꼈었다"고 지적했다. 이 잡지는 "젊은 연구원이 난자 제공의 압력을 얼마나 느꼈는가 하는 문제는 또 다른 논쟁점"이라고 덧붙였다.
또 황우석 교수의 2005년 〈사이언스〉 발표 논문에 윤리 문제를 자문한 것으로 알려진 현인수 교수(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는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황우석은 이제 신뢰성 문제를 안게 됐다"며 "논란은 아직 가라앉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라 호야 번햄 연구소의 이반 스나이더 박사도 "이제 문제는 황우석의 정직성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이는 대단히 근본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네이처〉의 사설 전문.
〈상자기사 시작〉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한국은 선도적인 줄기세포 실험실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조사함으로써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지난주에 서울대학교의 황우석이 결국 대학원생과 금전적 보상을 받은 기증자들로부터 얻은 난자를 자신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사용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황우석의 시인은 전 세계의 줄기세포 연구공동체와 한국 정부 및 언론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들 집단 각각은 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데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 바깥의 줄기세포 연구계에서 황우석의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직 사퇴 결정이 야기한 부정적인 파장은 이 분야 연구자들에게 투명하고 엄격한 윤리적 행동의 중요성을 새삼 환기시키는 계기―그런 계기가 필요했다는 사실이 안타깝지만―가 되어야 할 것이다.
국제 과학계에서 황우석의 동료 과학자들 대다수는 황우석의 실험실에서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느렸다. 심지어 18개월 전 〈네이처〉가 처음 제기한 문제를 한국 당국이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을 때에도, 연구자들은 거의 대부분 황우석 실험실과의 새로운 협력관계를 정립하고 그 실험실에서 이뤄진 연구의 우수성과 정직성을 칭찬하기 바쁜 것처럼 보였다.
11월 12일에 있었던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의 협력관계 철회 선언과 뒤이어 11월 24일에 있었던 황우석의 고백은 이러한 열광을 부분적으로 누그러뜨릴 것처럼 보인다. 이들 사건은 또한 한국 언론이 상황을 좀더 면밀히 들여다보기 시작할 기회를 열어 주었다. 작년에 한국의 언론은 그런 역할을 자임하는 것을 주저했었다.
그러나 한국의 일부 사람들이 이번 일화로부터 잘못된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짐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황우석에 대한 재정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고, 줄기세포허브의 주관기관은 황우석의 사임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 황우석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방영했던 한국의 MBC는 비애국적이라는 공격을 받고 있으며 광고주들 몇몇은 거래를 중단했다.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프로그램의 PD들이 폭력 위협에 시달리고 있고 방송사의 사옥 앞에서는 시위가 벌어졌다.
11월 27일에 한국 대통령인 노무현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자신의 생각을 올리면서, 자제를 당부하고 방송사에 대한 행동이 "도를 넘은" 것으로 규정했다.
한국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황우석의 윤리적 실수가 심각한 위반 행위가 아니며 단지 한국과 서구의 문화 차이를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진실을 밝히는 데 이토록 많은 장애물이 있는 상황에서 어떤 윤리적 위반 행위―그것을 어떻게 정의하건 간에―가 있었는지를 우리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단 말인가? 한국의 국익은 더 많은 애국적 선동에 의해서가 아니라, 황우석의 실험실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가에 관한 엄격한 공식 조사를 통해 가장 잘 수호될 수 있을 것이다.
번역 : 김명진 성공회대 강사(과학기술학)
〈상자기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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