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에서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서울시장 선거 개표 현황은 말 그대로 '초박빙'이었다.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 민주당 한명숙 후보는 출구조사 결과에서 나온 0.2%의 득표율 차이 내에서 밤새도록 롤러코스터를 탔다.
개표 초기 앞서나가던 오 후보는 2일 9시 40분경 1.5% 개표가 이뤄진 상태에서 한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방송사들은 망연자실한 한나라당과 환호하는 민주당의 당사 풍경을 번갈아 보여줬고 10시 30분경 한 후보는 득표율 격차를 2.7%까지 벌렸다.
이후 1시 30분까지 득표 격차를 14000표까지 벌리면서 한 후보의 순항이 예고되는 듯 했다. 한 후보의 지지자들은 서울광장에 모여 한 후보의 선전을 격려했고 한 후보 역시 광장을 찾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등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두 후보의 격차는 1만 표에서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2시 40분경 11000표(4.7%)였던 득표차는 3시 20분에 4000표까지 추락했다. 10분 뒤 한 후보는 다시 1000표 가량 간격을 벌렸지만 15분 뒤 바로 1300표까지 추격을 허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67.4%의 개표가 이뤄진 3시 48분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불과 0.05%. 이후 등락을 거듭하던 두 후보는 3시 58분 격차가 520표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던 한 후보는 4시 9분 1만 표 가까이 앞서나갔지만 4시 16분 1100표 차이로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두 후보는 1500표 이내의 좁은 범위에서 치고받기를 반복하다 4시 24분 77표 차이로 한 후보가 재역전하는 '극적인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다. 하지만 뒤늦게 개표를 시작한 '강남표'가 뒷심을 발휘하면서 1분 만에 7000표 차로 재역전을 당했다. 강남구의 오 후보 지지율이 한 때 61%에 육박하면서 관악과 은평을 등에 업은 한 후보의 거센 추격을 떨쳐나갔다.
두 후보는 이후로도 1시간 가까이 격차를 1만 표 이상 벌리지 않은 채 쫓고 쫓기기를 반복했다. 한 후보는 마지막 뒷심을 보이면서 5시 30분 1996표 차이까지 치고 나왔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5시 50분 오 후보와 한 후보는 3시간 만에 처지가 뒤바뀐 채로 1만 표 이상 벌어졌고, 13분 후에는 2만 표가 됐다. 두 후보와 함께 밤을 지새우던 유권자들은 그제야 각각 환희와 실망을 안은 채 롤러코스터에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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