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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쑹화강 벤젠 오염…하얼빈 사흘째 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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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쑹화강 벤젠 오염…하얼빈 사흘째 단수

큰 혼란은 없는듯…교민들 "앞으로가 문제" 불안감

중국 환경보호총국은 23일 지린(吉林) 성 지린 시의 한 벤젠공장에서 지난 13일 발생한 폭발사고로 제2 쑹화(松花)강에서 중대한 오염사건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날부터 시작된 하얼빈 시의 전면 단수 조치는 25일 사흘째를 맞으면서 주민들의 극심한 불편을 낳고 있다.

환경보호총국 당국자는 지린 성 지린 시 중국석유천연가스(CNPC)그룹 지린석화(石化)공사의 벤젠공장에서 폭발이 일어난 후 벤젠류 오염물질이 제2 쑹화강으로 유입돼 수질이 오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벤젠 오염물질이 인체에 해로운 유기물이기 때문에 환경보호총국은 오염 사실을 보고받은 후 즉각 전문가를 헤이룽장(黑龍江) 성에 파견하고 지방정부와 협조해 오염 방지 및 통제 작업을 전개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폭발사고 다음날인 14일 검사 결과 벤젠, 아닐린, 니트로벤젠, 크실렌 등이 검사지점에 따라 국가기준에 비해 최고 100배 이상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오염 정도가 점차 낮아져 현재는 국가표준보다 약간 높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길이가 약 80㎞에 이르는 오염 띠는 한 지점을 통과하는 데 약 40시간이 소요돼 23일 저녁 헤이룽장 성의 성도인 하얼빈(哈爾濱)시 쓰방타이(四方臺) 취수장에 도달하고 25일 오후 하얼빈시 구간을 완전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2 쑹화강은 백두산에서 발원해 지린 성 지역을 지난 다음 헤이룽장 성으로 들어가 헤이룽장 성 서북쪽에서 흘러 내려오는 넌(嫩)강과 합류해 쑹화강을 이루어 헤이룽장 성 동북쪽으로 흐른다.

오염된 강물이 접근함에 따라 하얼빈 시에서는 23일 0시를 기해 시내 모든 지역에 대한 수도 공급을 4일간 예정으로 전면 중단했다.

하얼빈 시는 지진 임박설, 강물 오염설로 민심이 흉흉한 가운데 21일 오후 긴급회의를 소집, 22일 낮 12시부터 전면적인 단수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발표하면서 단수 이유를 제대로 밝히지 않아 혼란을 가중시켰다.

22일 아침에야 정확한 단수 이유를 밝힌 하얼빈 시는 단수 시간을 이날 저녁 8시로 미뤘다가 다시 23일 0시로 변경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 시민들을 분노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얼빈 시에서는 단수 발표를 전후해 생필품, 특히 물의 수요가 급증해 광천수 값이 폭등하는 바람에 물 생산 업체들이 24시간 풀가동에 들어가고 시민들이 광천수가 있는 슈퍼마켓 등에 장사진을 이루는 등 '물난리'가 나 각 매장에서는 1인당 12병까지만 광천수를 살 수 있도록 제한하기도 했다.

매장마다 우유와 청량음료를 포함해 마실 수 있는 물건의 거의 동났으며 비축용 물통이 날개돋친 듯 팔리는가 하면 물을 구할 수 없게 돼 밥을 짓지 못할 상황에 대비해 밥 대신 먹을 수 있는 소시지 등 대용식품도 불티나듯 팔렸다.

각급 학교는 24일 오후부터 30일까지 임시 휴교에 들어갔고, 물을 많이 사용하는 목욕탕, 미용실, 세차장 등은 일찌감치 영업을 중지했다.

그러나 취수원 오염으로 인해 4일 간의 예정으로 전면 단수에 들어간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성도 하얼빈(哈爾濱) 시의 상황은 단수 이틀째인 24일 큰 혼란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지 교민들은 앞으로가 문제라고 밝혔다.

하얼빈시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24일 현재 식용수는 미리 받아놓은 것이 아직은 남아 있고 외부에서 공급되는 것을 2~3배 비싼 값으로라도 살 수가 있으나 목욕, 세탁 등을 위한 생활용수는 생각도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하얼빈에는 현재 유학생을 포함해 3000여 명의 교민이 살고 있다.

이 교민은 베이징(北京), 창춘(長春), 선양(瀋陽) 등 대도시와 하얼빈의 위성도시에서 플라스틱 병이나 통에 담은 상품용 물이 공급돼 주요 길목이나 물류배송 지역, 대형 슈퍼 등에서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 가운데는 믿을 수 있는 브랜드의 물보다 전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상표의 물이 나돌아 믿고 마실 수가 없는 데에다 식용수로 받아놓은 물도 단수기간 끝까지 사용할 수 있는 양이 되지 않아 조금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교민은 현재 쑹화(松花) 강이 얼어 있고 결빙 상태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80㎞에 이르는 오염 띠가 하얼빈을 통과하더라도 오염물질이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어서 그 영향이 언제까지 갈지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하얼빈시 당국은 갑작스러운 단수조치에 따라 시민들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해 100여 개의 우물을 파 하루에 8000만ℓ의 물을 생산할 계획이며 기존에 있던 918개의 우물에서 나오는 물은 병원과 일부 주거지역에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언론은 80㎞에 이르는 오염 띠가 24일 새벽 5시 하얼빈시 쓰팡타이(四方臺) 취수장에 도달해 쑹화 강의 하얼빈 시 구간에 진입했으며, 그 직전인 새벽 3시 쑤자툰(蘇家屯) 수질감측소에서 검사한 결과 니트로벤젠의 농도가 국가표준의 0.27배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헤이룽장성 당국은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오염 띠의 물마루가 26일 새벽 하얼빈시 구간을 완전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으며, 관계당국은 시민들에게 오염 띠가 지나는 구역에서의 활동을 줄여 인체에 해로운 공기 중의 유해물질을 피하라고 당부했다.

성 당국은 이와 함께 시민들의 화학약품 중독에 대한 이해를 돕고 불필요하게 긴장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성(省) 중독응급치료센터에 24시간 화학품 중독 상담전화를 개통했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은 이제 슈퍼마켓에 광천수가 가득 차 있고 시민들도 깔끔한 모습으로 바깥나들이를 하는 등 수도공급 중단이 하얼빈 시민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일찌감치 공황상태에서 탈출해 편한 마음으로 '물 없는 생활'에 대처하고 있다고 전했다.

24일 아침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 <북경청년보> 등 일부 신문들은 하얼빈 현지 사정과 함께 쑹화 강에서 오염된 물고기들이 죽어서 물에 떠 있는 장면의 사진을 게재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오염된 물이 하얼빈에서 약 700㎞ 가량 떨어진 쑹화강 하류의 러시아 하바로프스크를 지나게 됨에 따라 러시아에도 이번 오염사고에 관한 내용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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