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회지도층에 대해 국민의 82%가 불신하고 있고, 일반 국민보다 사회지도층이 더 청렴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1.8%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 국민은 사회지도층의 80% 이상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는 여론조사기관인 TNS에 의뢰해 '사회지도층의 청렴도에 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가 이렇게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일반 응답자의 82%는 '사회지도층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83%는 '사회지도층이 국민의 기본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사회지도층 100명 중 80명은 인사청문회 통과 못할 것"**
'사회지도층 100명을 대상으로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경우 몇 명이나 통과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9%가 0~20명을 꼽았고, 전체 평균은 22.6명에 그쳤다.
'사회지도층이 국민에 비해 더 청렴한지'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응답이 1.8%에 그친 반면 사회지도층이 더 부패하다는 응답은 65.5%, 비슷한 수준이라는 응답은 31.8%에 이르렀다.
또 사회지도층이 병역, 납세와 같은 국민의 기본의무를 잘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응답률 83%),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제대로 실천하지 않는다(83.7%)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 사회지도층의 청렴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정치권(10점 만점에 2.43점)과 경제계(3.99점)를 가장 청렴하지 못한 분야로 꼽았고 종교계(5.76점), 예술계(5.67점) 등을 상대적으로 청렴한 분야로 꼽았다. 그러나 보통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6점 이상을 넘은 분야는 하나도 없었다.
***"책임감 없고 부패한 것이 무능력보다 더 큰 문제"**
우리나라 사회지도층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책임감이 없다'(36.5%), '청렴하지 못하다'(35.4%), '공정하지 못하다'(33.5%), '정직하지 못하다'(31.7%), '공사를 구분하지 않는다'(17.4%)의 순으로 지적됐다. 이에 비해 '무능력하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한 응답비율은 13.1%에 그쳐, 우리 국민은 사회지도층에 대해 무능력함보다는 책임감과 청렴성의 부족을 훨씬 더 큰 문제점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사회지도층의 부패가 적발됐을 때 적절한 처벌이 내려지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88.4%가 '죄질에 비해 관대한 처벌로 끝난다'고 답했고, '죄질에 비해 무겁게 처벌받는다'는 응답 비율은 1.7%에 지나지 않았다.
사회지도층의 청렴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으로는 '지도층의 자발적인 의식개혁과 솔선수범하는 자세'(54.3%), '부패행위를 감시하고 처벌할 수 있는 법과 제도의 강화'(47.3%)를 주문하는 의견이 많았으며, 이밖에 '청렴한 인재의 발탁과 중용'(30.7%), '시민단체와 언론의 감시기능 강화'(22.6%)도 중요하게 거론됐다. 이처럼 일반 국민은 '지도층의 솔선수범'을 중시하는 비중이 높았던 반면 전문가 집단은 '법제도의 강화'(49.6%)가 우선이라는 견해가 더 높게 나와 대조됐다.
이번 조사를 기획한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의 이학영 집행위원장은 "사회지도층의 청렴성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사회지도층 스스로 국민의 기본의무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솔선수범의 태도를 보여야 하며, 이와 별도로 공직자윤리법 등 사회지도층의 청렴도 제고를 위한 관련 법제도의 정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가 '유엔 반부패의 날(12월 9일)'을 앞두고 지난 11월 9~15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1500명(오차한계 ±2.5%, 95% 신뢰수준)과 수도권 전문가 집단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www.pact.or.kr)는 지난 3월 9일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공공부문, 정치부문, 경제부문, 시민사회 등 4대 부문의 주요 대표자들이 서명한 '투명사회협약'에 기초해 설립된 조직으로, 이 협약의 이행을 점검, 평가하고 협약을 확산, 갱신한다는 4대 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