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서 와이-파이(Wi-Fi)망을 이용해 인터넷 전화(VoIP)를 쓸 수 있는 '스카이프' 프로그램이 최근 3G망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는 전화요금을 절감할 수 있는 희소식이지만 KT는 3G망에서의 스카이프 사용을 차단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스카이프의 국내 사업을 담당하는 옥션 스카이프는 1일 아이폰용 스카이프 2.0 버전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출시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이폰 사용자들은 스카이프 프로그램을 무료로 내려 받아 KT가 제공하는 3G망에서 데이터 요금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인터넷 통화가 가능하다. 운영체계로 심비안을 사용하는 노키아폰에도 스카이프를 설치할 수 있다.
스카이프 프로그램을 설치한 이용자들끼리는 무료로 통화할 수 있고, 일반 이동전화나 유선전화에는 1분에 22원의 인터넷 전화 요금으로 통화가 가능하다. KT 아이폰용 요금제에서 적용되는 10초당 18원(1분에 108원)에 비해 20% 수준으로 저렴한 셈이다. 3G망에서 스카이프를 사용할 경우 요금과는 별도로 차감되는 데이터 전송량도 통화당 8~20kbps에 불과해 부담이 없는 편이다. 스카이프의 요금은 전 세계가 같아서 외국 출장 시에도 로밍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따라서 평소 통화량이 많은 아이폰 사용자들은 KT의 아이폰 전용 요금제에서 제공하는 무료 통화량이 다 소진되면 음성통화보다 인터넷 전화를 사용하는 게 훨씬 이득이다. 2.0 버전이 발표되면서 3G망에서의 인터넷 전화가 가능해지면 그동안 말이 많았던 이동통신비 수준의 적정성 논란이 '의외의 방향'에서 해결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KT는 스카이프로 3G망에 접속하면 망 부하 등의 이유로 다른 가입자들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접속을 제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통사의 관점에서 보면 자신들이 국내에 구축한 통신망을 스카이프가 무임승차하는 것 역시 곱게 받아들일 수는 없는 문제다.
따라서 별도의 협상이 없는 한 올해 말까지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힌 3G망 서비스가 정작 국내에서는 이용이 불가능한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지난해 이동통신 이용자들의 거센 요구에도 음성통화료의 직접적인 인하 등의 움직임을 끝내 보이지 않은 이통사들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도전한 가격 경쟁에 또 다른 빗장으로 맞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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