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의 21개 회원국 정상들은 교착상태에 빠진 세계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를 회생시키기 위해 세계 각국이 "의미 있는 양보"를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별도 공동성명을 오는 19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각료회의가 "실패할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 표명**
<AFP> 통신은 13일 이 같은 별도 공동성명의 초안을 입수했다고 밝히고, 이에 따르면 21개국 정상들은 세계무역기구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짐으로써 오는 12월 중순 홍콩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가 "실패할 가능성"이 생겨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통신이 공개한 공동성명 초안은 "홍콩 각료회의에 대한 애초의 기대가 달성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는 도하선언(2001년 11월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이른바 도하개발아젠다(DDA)를 내걸고 새로운 다자간 무역협상을 출범시킨 선언)으로 수립된 무역협상 전체에 대한 소망의 수준을 낮춰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1개국 정상들은 "따라서 우리는 세계무역기구의 모든 회원국들에게 이 협상이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데 추가적이고 의미 있는 기여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선언할 예정이다.
***"도하라운드 회생 위한 양보는 경제적, 정치적으로 힘든 일일 것"**
이어 21개국 정상들은 무역협상의 진전을 위해 세계무역기구의 각 회원국이 치러야 할 희생이 "경제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힘든 일"일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홍콩 각료회의에서 무역협상의 세부원칙을 완성해 도하라운드를 성공적으로 타결하는 데 필요한 든든한 발판을 만듦으로써 현재 요구되는 돌파구를 찾아내려면 세계무역기구 회원국 정상들의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과 약속이 긴요하다"고 강조할 것이라고 <AFP>가 전했다.
아펙 회원국 정상들이 이런 별도의 특별 공동성명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지난 한 달여 간 스위스 제네바와 영국 런던 등지에서 진행된 도하라운드의 농업분야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채 돌파구를 찾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지난주말 셀소 아모림 브라질 외무장관은 피터 만델손 유럽연합(EU) 무역담당 집행위원과 만난 직후 "오는 12월 홍콩에서 도하라운드가 타결될 수 있을 정도로 협상이 진전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펙이 WTO에 압력 넣는 기구냐" 지적도**
이에 따라 무역자유화의 확대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미국 등 농산물수출국과 다국적기업들이 좌초할 위기에 빠진 홍콩 각료회의를 구해내 도하라운드의 회생에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는 마지막 기회로 이번 아펙 회의를 활용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번 아펙 정상회의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 사이의 역내 경제협력을 촉진한다는 본래의 목표에서 벗어나 세계무역기구 무역협상에 대해 무역자유화 확대의 방향으로 압력을 가하는 창구로 변질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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