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주식부문의 한국시장 리서치 책임자인 스티브 마빈은 내년에 한국경제의 위축이 불가피해 다시 실망감을 안겨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티브 마빈은 11일 '부의 결점(wealth defect)'라는 보고서를 통해 "정책당국자와 많은 경제분석가들이 소비증가에 따른 내년 한국경제 가속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데이터는 이를 전혀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빈은 "3분기 가계소득 증가율이 명목 기준으로 작년 동기 대비 1.8% 성장했지만 실질 기준으로는 0.6% 감소해 외환위기를 맞았던 지난 1999년 2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서비스 종사자 임금 위축에 이어 구조조정에 몰릴 제조업의 임금도 하방 압력에 시달릴 것"이라며 가계의 주된 수입원인 임금 부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마빈은 "구조조정의 첫 신호는 고용통계에서 이미 입증되고 있다"면서 "지난 12개월 간 줄어든 일자리 규모만 8만1400개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계수입은 줄어드는 반면 가계지출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빈은 "노무현 정권 출범 이래 세금, 연금 등의 지출 비중이 꾸준히 늘어났다"면서 "가계 부채가 사상 최대치로 치솟은 가운데 금리마저 상승하고 있어 금융비용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현재 부동산에서 돈을 빼내기도 쉽지 않고 '부의 효과'를 누리기에 주식 보유비중은 턱없이 낮아 가계는 결국 지출을 줄여 빚을 갚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렸다고 강조했다.
마빈는 결국 "이와 같은 요인들로 가계소비는 얼어붙을 것"이라면서 "내년 경제성장을 이끌 것으로 지목됐던 소비부문의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