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마빈 도이치증권 전무는 27일 "한국은 외환위기 직후의 1단계 구조조정에 이어 제2의 구조조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빈 전무는 외환위기를 예견한 것을 비롯해 한국경제에 대한 쓴소리를 해온 경제전문가로 유명하다.
마빈 전무는 27일 오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한국경제의 현시점과 미래에 대한 전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제조업계, 근본적인 운영체계 개선 안 해"**
그는 "지금 한국 제조업체들은 영구적으로 낮은 이익률을 낼 것이냐, 아니면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2년간의 구조조정으로 세전수익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영업수익, 운영수익의 개선으로는 연결되지 않았다"며 "이는 제조업계가 근본적인 운영체계를 개선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화절상 등을 겪으면서 결국 큰 어려움에 당면하게 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내수개선 속도의 둔화, 주5일제에 따른 임금상승, 세계경기 침체 지속 등 구조적 요인으로 수익성 하락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한국은 2단계 구조조정기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2단계 구조조정이 성공한다면 한국 민간부문의 체질이 크게 개선되고 수익성도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조업계의 본격적인 구조조정 착수로 고용 및 임금 감소, 내수 악화 등이 유발돼 단기적으로는 잠재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지만 구조조정의 결실이 2007년께 맺어질 것이고 구조조정이 완료되는 2008년쯤에는 수익성이 급증할 것"이라며 "다만 2년간의 고통은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소비개선 전망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내년도에 소비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한국인들의 보수적 성향을 감안할 때 저축을 줄이면서 소비를 늘릴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에 소비가 자연스레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소비 부문의 위축으로 기업들의 영업이익에도 악영향이 유발돼, 내년 시설투자도 올해에 비해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한국경제가 보다 성숙되고 합리화되면서 거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외환위기 이전의 높은 성장률이 합리적이지 못한 투자행위에 따른 것이었다면 앞으로 일시적으로 성장률이 떨어지더라도 이는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겪는 긍정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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