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의 유치 신청이 마감됐지만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치를 신청한 경상북도 영덕에서는 영덕군청이 유치 신청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해 공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덕군, 유치 찬성률 과반수 만들기 위해 여론조작?"**
8일 반핵국민행동에 따르면 영덕군은 유치신청 전에 군민들에게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유치 찬성' 측에 유리하도록 가공해서 공표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
영덕군은 지난 8월 22일 여론조사기관 동서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방폐장 유치와 관련해 의견을 밝힌 1040명 중에서 유치 찬성은 62.4%, 반대는 37.6%로 나타났다"고 밝혔었다. 그동안 "유치 찬성률이 50%를 넘지 않는 한 유치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던 영덕군수는 이 여론조사 결과를 내세우며 유치 신청을 했었다.
하지만 반핵국민행동이 입수한 동서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는 영덕군이 공개한 것과 차이가 있다. 동서리서치의 같은 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총 1300명을 대상으로 찬반 의견을 물었고 찬성은 49.9%, 반대는 30.3%, 유보는 20.0%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유치 찬성률이 50%를 넘지 않았기 때문에 영덕군수는 유치 신청을 보류했어야 했다.
반핵국민행동은 "영덕군이 찬성률이 50%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유보'를 제외해 찬성률을 높인 것"이라며 "사실상 영덕군이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7개 읍ㆍ면 중 50% 넘는 지역은 단 3곳뿐"**
영덕군은 군내 7개 읍ㆍ면의 유치 찬반 여론조사 결과도 입맛에 맞게 가공한 것으로 지적됐다.
영덕군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7개 읍ㆍ면 모두 찬성률이 5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반 격차도 달산면(8.0%), 병곡면(6.8%), 창수면(3.4%)을 제외하고는 10.2~39.0%포인트로 아주 컸다.
하지만 실제로 동서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는 영덕읍(59.9%), 영해면(54.5%), 축산면(51.8%)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찬성 여론이 모두 과반수가 안 됐다. 찬반 격차도 10%포인트가 안 되는 지역이 지품면(7.0%), 달산면(5.5%), 병곡면(5.6%), 창수면(2.4%) 등 4곳이나 되는 등 찬반 의견 대립이 격심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
***반대 주민, "부도덕한 영덕군수 퇴진하라"**
이에 따라 영덕군 내의 방폐장 유치 반대 측은 영덕군수를 강하게 비판하며 퇴진을 요구했다.
'영덕군 핵폐기장 설치 반대 대책위원회'는 "편파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조사 결과가 의도대로 나오지 않자 조작까지 감행해 국민들에게 공표한 영덕군수는 영덕군의 지도자로서 자격이 없으므로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또 "영덕군은 이런 부도덕한 행위에 가담한 일부 공무원을 처벌하고, 그들은 군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할 것"이라며 "방폐장 유치를 위해 영덕 주민을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간 이들의 행위를 군민들은 용납할 수 없다"고 영덕군을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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