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에 대한 공동 환경영향 조사가 30일 시작됐다. 2월 3일 지율스님 측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공동조사에 합의한 지 거의 7개월 만이다.
***합의 7개월 만에 천성산 환경영향 조사 시작**
30일 한국철도시설공단과 녹색연합 등에 따르면 30일 오후 2시부터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조일리 산 239-1 일대를 시추하는 등 본격적인 공동 환경영향 조사가 시작됐다.
이번 조사는 올해 초 지율스님의 100일 단식을 계기로 지율스님 측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합의한 대로 터널 공사가 천성산의 지하수와 지질ㆍ생태계 등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는 것이다. 지율스님 측과 철도시설공단 측이 5명씩 추천한 해당 분야 전문가들은 앞으로 3개월 동안 △지하수 △구조 지질 △암반 공학 △지구 무리 탐사 △생태계 등 5개 분야로 나눠 조사를 실시한다.
공동 조사단이 3개월간 조사한 결과에 대해 양측이 합의하면 이에 따라 공사 진행 여부가 결정된다. 그러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결과 보고서를 대법원에 제출해 현재 계류 중인 '고속철도 천성산 구간 공사착공금지 가처분 신청(일명 도롱뇽 소송)'의 판결 참고 자료로 활용토록 할 방침이다.
조사 기간 동안 터널 내 발파 작업 등은 지난 2월 합의한 대로 최대한 자제할 방침이어서 사실상 앞으로 3개월간 공사는 중단된다.
***지율스님 공동조사단에서 자진 사퇴…지율스님 "확대 해석 말라"**
이번 공동조사는 지난 7개월 동안 크고 작은 갈등을 빚어오며 조사 착수가 계속 연기된 뒤에야 어렵게 이뤄진 것이다. 특히 해당 구간에 대해 철도시설공단이 지율스님 측을 비판하는 자료집을 배포하고 조사에 필요한 각종 계약 주체에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 지율스님 측의 큰 반발을 사 왔다.
한편 애초 공동조사단의 일원으로 끼어 있던 지율스님이 30일 공식적으로 공동조사단에서 빠지기로 결정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동안 철도시설공단에서는 지율 스님이 공동조사단에 참여할 경우 "공동조사단이 지율 스님을 의식해 제대로 된 조사를 할 수 없다"며 조사단 사퇴를 원했었다.
지율 스님은 30일 <프레시안>과의 전화 통화에서 "공동조사가 잘 이뤄지도록 돕기 위해 자진해서 공동조사단에서 빠지기로 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지율스님은 "천성산을 둘러싼 문제는 바로 개발과 속도 중심의 현대 문명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 불거진 것"이라며 "천성산 문제를 근본에서 해결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을 계속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율스님 측 공동 조사단의 간사인 서재철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도 "내부 논의 끝에 공동조사단에서 빠지는 것을 지율 스님이 최종 결정했다"며 "지율 스님이 정책 및 조정 담당이기 때문에 당장 공동조사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철도시설공단 측에도 관련 사실을 통보했으며 향후에 이 쪽에서 새로 한 사람을 추가하든지, 철도시설공단 측에서 정책 및 조정 담당이 빠지든지 하는 식의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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