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부안 사태'로 큰 홍역을 치른 전라북도 부안군이 다시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유치로 술렁이고 있다.
부안군의회가 재적의원 12명 가운데 6명이 출석한 가운데 의원 1명의 사표를 처리한 뒤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유치 신청 동의안을 의결하고 산업자원부에 유치 신청을 했으나 산자부가 '형식적 하자'를 이유로 신청을 반려한 것.
***부안군의회 유치 동의안 '변칙' 통과…산자부 "'형식적 하자' 인정 못해"**
23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쯤 부안군의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유치 신청서가 접수됐으나 의회 동의서에 의장의 직인이 없는 등 '형식적 하자'가 발견돼 반려됐다. 사실상 부안군의회의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유치 동의안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앞서 22일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유치에 찬성하는 부안군의회의 군의원 6명은 의장과 부의장이 없는 상황에서 사회를 볼 임시 의장을 선출한 뒤 만장일치로 지난 17일 사표를 낸 최서권 의원의 사직서를 처리한 뒤 집행부가 상정한 유치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일은 최 의원의 사표가 수리되면서 나머지 의원 11명의 과반수인 6명 출석으로 유치 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의결 정족수 충족을 노린 것. 부안군의회는 그 동안 찬성과 반대 의원이 동수여서 정족수 미충족으로 유치 동의안 가결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었다.
***반대측 "정부 정책 민민-민관 갈등 초래"…신청 1곳, 동의안 가결 3곳**
방사성폐기물처분장에 반대하는 시민ㆍ사회단체의 연대 모임인 반핵국민행동은 23일 "부안군의회에서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유치 신청을 둘러싸고 일어난 일부 의원들의 유치 동의안 가결 모습은 한 편의 웃지 못 할 해프닝"이라며 "이후 부안에서 벌어질 심각한 갈등 상황에 대해서는 의원들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찬성 의원들을 맹비난했다.
이 단체는 또 "이번 일은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을 미끼로 전국 곳곳에 민민 또 민관 갈등을 초래하는 정부의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정책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며 "제2, 제3의 '부안 사태'를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한편 오는 31일 마감을 앞두고 23일 현재 경주 1곳이 유치 신청을 했고, 군산, 부안, 포항 기초의회가 유치 동의안을 가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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