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양국이 제4차 6자회담 휴회 기간 동안 각종 접촉을 갖고 교착상태를 돌파할 방안 마련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북한의 민수용 핵 프로그램을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재차 분명히 해 주목된다.
***부시 '北민수용 핵 프로그램 불용' 재차 강조…"北은 이란과 다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에서 경제 보좌관들과의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란 민수용 핵 프로그램은 지지하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왜 그렇지 않냐'는 질문에 "북한은 다른 상황"이라며 "북한은 농축 프로그램에 대해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북한의 민수용 핵 프로그램을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은 전력을 제공하기로 했다"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한, 완벽한 투명성이 갖춰지는 한, 잠재적 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진행되는 사항을 국제사회가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이 있는 한 대북 전력 제공은 꽤 합리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북한과 이란을 외교적으로 다루는 전략과 개념은 똑같다"면서 "일단의 국가들이 자유세계를 대변해서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어떤 야망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일치단결하고 있음을 김정일이 이해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어떤 호칭도 붙이지 않았다.
***힐 차관보, 휴회기간 북미 접촉관련 "뭔가 있을 것으로 추측"**
한편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이날 제4차 6자회담 휴회 기간 동안 북미간 차이점을 좁히기 위해 북미 양국간 만날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힐 차관보는 "뭔가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지만 아직은 북미 접촉에 대해 말할 수는 없다"면서 "직접적인 접촉을 할 가치가 있다면 우리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후 협의가 뉴욕 채널을 통해 이뤄지냐'는 질문에는 "아직 모른다. 북한이 무엇을 하려 하는지를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미 양국은 지난달 26일부터 13일간 치러진 제4차 6자회담 '첫 단계'에서 9차례에 걸친 북미 협의를 가졌으며 회담에 앞서서는 뉴욕 채널 등을 통해 양국의 심중을 교환해 왔다.
특히 휴회 기간 동안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돌파구 마련 및 모멘텀 유지를 위해 중국과 미국을 방문하고 8.15 행사를 통해서도 남북 의견 교환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뉴욕 채널 등 북미 접촉이 이에 수반된다면 회담 결과물 도출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는 이날 C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휴회 기간 동안의 북미 접촉 여부에 대해 "가능성이 있으나 언제 어떤 식으로 만날지는 말할 수 없다"면서 "서로 의견을 좁히지 못한 부분에 대해 정확하고 효과적인 의사 소통을 하기 위해 만나고 접촉할 수 있다는 의사를 교환한 바 있으며 양측이 그런 필요성을 많이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미 접촉 가능성만으로 회담 전망을 밝게 보기에는 아직 이른 감도 있다.
힐 차관보도 다음 회담이 어떤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했다. 그는 차기 회담에서의 타결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정말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가 어떤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경수로 보유 주장은 연구시설이 무기 제조시설로 전환될 우려가 있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도 재차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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