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조계사에서 열린 '서울선원' 개원 법회에서 보수단체 회원이 난입해 충돌을 빚었고, 27일에도 조계사 앞에서는 수경 스님 등 4대강 사업에 목소리를 내온 종교인을 비난하는 보수단체 회원과 신도 사이에서 크고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날 오후 녹색미래연합·녹색자전거봉사단연합·전국자연보호중앙회 등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전국환경단체연합은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교를 정치 선동의 도구로 더럽히지 마라"며 불교계의 4대강 사업 저지 운동을 맹비난했다.
▲ 27일 종교계의 4대강 사업 저지 운동을 비난하는 보수단체 회원과 이를 저지하려는 조계사 신도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프레시안(선명수) |
▲ 전국환경단체연합 회원들이 27일 불교계의 4대강 사업 저지 운동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시안(선명수) |
이 단체는 "천주교 사제들과 불교계 스님들이 사제복과 승복을 입고 종교 의식 형식을 빌려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성스러워야 할 종교 의식을 스스로 더럽히는 행위"라며 "선거법 위반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20일에도 4대강 사업 강행으로 농민들이 반발하는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 일대의 천주교 미사 장소를 찾아 '4대강 사업 정치 쟁점화와 종교의 정치 개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한 보수단체 회원은 "수경 스님은 4대강 지방선거 악용 말고 환속해서 출마하라"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조계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다가 조계사 신도들과 충돌을 빚었다.
▲ 한 보수단체 회원이 조계사 앞에서 수경 스님을 비난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프레시안(선명수) |
이들의 1인 시위와 기자회견을 지켜본 조계사의 한 신자는 "최근 환경단체나 불교 신자를 빙자한 뉴라이트 단체 회원들의 행보가 도를 넘고 있다"면서 "본인은 불자라고 하지만, 불자가 어떻게 주지 스님에게 욕설을 할 수 있나. 대부분 동원된 사람들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기자회견을 진행한 20명 남짓의 참가자 중 일부는 소속 단체와 지역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환경단체 회원이 아니며, 나오라고 해서 얼떨결에 나온 것 뿐"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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