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민간인으로 추정되는 괴한 3명이 해안 순찰 중이던 군 장병들을 칼로 찌르고 소총 2정 등을 탈취해 도주한 사건이 발생해 추가 범죄까지 우려되고 있다. 최근 군내 대형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 사건까지 발생해 군 기강에 대한 비판이 크게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괴한 순찰 장병 칼로 찌르고 소총탈취 도주, 한때 납치하기도**
2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0일 오후 10시 10분경 신원 미상의 민간인 복장을 한 괴한 3명이 강원도 동해시 천곡동 한섬 소재 해안을 순찰 중이던 육군 모 부대 소속 권 모 중위와 통신병 이 모 상병이 갖고 있던 소총 2정(K-1, K-2)과 실탄 30발, 휴대용 무전기 1대를 탈취해 달아났다.
이들 괴한들은 '길을 묻는다'고 접근한 뒤 갑자기 칼로 권 중위의 왼쪽 팔을 찌르고 목에 칼을 대며 위협했다. 괴한들은 이어 케이블 끈으로 권 중위와 이 상병의 팔을 뒤로 묶고 눈에는 스프레이를 뿌리고 입속에 목장갑을 넣은 뒤 테이프로 봉합했다.
괴한들은 이들을 '서울 34XXXX6' 번호판을 단 검은색 뉴그랜저 승용차 트렁크에 싣고 3km 정도 달리다가 인적이 드문 동해고속도로 상 '동해 터널' 100m 앞에 내려놓고 강릉 방향으로 도주했다. 괴한들은 범행 전 차량과 칼, 케이블 끈, 테이프, 스프레이 등을 준비했다는 점에서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모의했던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괴한들의 승용차 트렁크에서 풀려난 권 중위와 이 상병은 사건 발생 40여분이 지난 오후 10시 50분경 인근 지역에 있는 해군 1함대 사령부 초소에서 소속 부대에 사고소식을 보고했다. 부상 당한 권 중위는 1함대 의무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기를 탈취한 범인 3명은 모두 20대 후반으로 키 168~170cm에 스포츠형 머리를 하고 검은색 티셔츠(쫄티)와 검은색 바지를 입었으며 일단 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합참은 판단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공 용의점이 있는 인물이라면 이미 무장을 했거나 무기 탈취 사실이 금방 노출되는 그런 위험한 지역에서 범행을 저지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軍 진돗개 하나 발령, 추가 범행 가능성에 군 수뇌부 크게 긴장 **
군 당국은 사건 발생 직후 이 지역 일대에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그 외곽 지역에는 진돗개 '둘'을 발령했다. 진돗개 '하나'는 정규전이 아닌 대간첩침투 경계 태세 가운데 가장 강력한 최고단계의 조치다.
군 당국은 아울러 군경 합동 검문과 수색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강릉과 주문진 대관령 일대에 임시 검문소를 설치하고 차량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상급부대인 육군 8군단 소속 특경대도 긴급 출동해 범인을 추적하고 있고 신속한 체포를 위해 항공전력 지원도 요청했다.
군 당국은 그러나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들 괴한이 탈취한 총기를 이용해 추가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 과거 2002년 3월 9일에도 고교 동창생 4명이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단의 철조망을 자른 뒤 3m 높이의 담을 넘어 영내로 들어가 경계근무 중이던 초병 2명을 제압하고 K2 소총 2정을 탈취해 서울 상봉동의 모 은행 지점을 턴 사건이 있었다.
한편 군내 사건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런 총기 탈취 사건까지 발생하자 군 기강 해이에 대한 질책은 피할 수 없게 돼 군 수뇌부는 이번 사건이 몰고 올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방부 장관 해임 건의안까지 제출됐었다는 점에서 군 당국은 이번 사건에 크게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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