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조직은 7일(현지시간) 이하브 알-샤리프 이라크 주재 이집트 대사를 살해한 뒤 외교관들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 이라크 임시정부를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이집트 정부는 피살 사실을 공식 확인한 뒤 이에 대해 강력 비난하고 나섰으나 이라크내 공관 폐쇄 조치를 내려 다른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알카에다 이집트대사 살해, 외교고립전략 본격화**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이끄는 이라크내 알-카에다 조직은 이날 한 웹사이트에 샤리프 대사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테이프와 성명을 공개하고 “지난 2일 납치된 이집트 대사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비디오테이프에는 알-샤리프 대사로 보이는 인물이 폴로 티셔츠를 입고 눈은 하얀색 천으로 가려진 채 나왔으나 살해 장면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이 인물은 비디오에서 자신의 이름과 주소를 밝힌 뒤 과거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에서 근무한 바 있다고 밝혔다. 샤리프 대사는 실제로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에 근무한 적이 있다.
알카에다는 “배교자들의 대사인 이집트 대사에 대한 신의 평결을 수행했다는 점을 이라크내 알카에다의 이름으로 발표한다”면서 “이라크는 더 이상 배교자들에게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성명은 이어 “이라크 임시정부를 지지하는 국가들을 벌하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많은 대사들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경고해 외교관들에 대한 공격을 통해 이라크 임시정부를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새로운 전략을 분명히 했다.
이라크 외무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라크에는 46개 국가의 외교공관이 개설돼 있으며 이 가운데 14곳은 아랍권 국가들의 공관이다. 이라크 저항세력은 특히 아랍권 국가 대사들를 노리면서 이라크 임시정부와 아랍권 국가의 외교관계 복원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이미 이라크 주재 바레인 대리대사와 파키스탄 대사가 잇따라 공격을 받은 바 있다.
AP 통신은 이와 관련 “피살 소식은 아랍권과 이슬람 정부가 이라크에 대사를 파견해 관계 정상화를 강화하려는 의지를 꺾으려는 전략적 행동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라크 임시정부는 지난달 “이집트는 대사를 임명함으로써 외교관계를 격상한 첫 번째 아랍국가”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집트, 이라크내 외교공관 폐쇄-공관원 귀국조치**
한편 이집트 외무부는 샤리프 대사의 피살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도 애도를 표하면서 저항세력을 “테러리스트”라고 강력 비난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들 테러리스트들은 이라크와 그 국민들을 지지한다는 이집트의 확고한 입장을 꺾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즈 압델 아지즈 유엔주재 이집트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라크내 외교관들을 보호하는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해 안보리에 관련 문제를 상정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집트 정부는 일시적으로 이라크내 자국 공관을 폐쇄하고 공관원들에게 모두 귀국하라고 지시했다. 바그다드 공관에 근무하는 6명의 외교관과 6명의 행정요원들은 이에 따라 8일 바그다드를 떠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정부 유감 표명, 피살 파장 최소화 노심초사**
외국 공관장이 처음으로 저항세력에 살해당하자 이라크 정부는 이를 강력 비난하면서 파장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우선 이집트 주재 이라크 대사인 사드 모하메드 리다는 이집트 외무부가 공관 폐쇄 및 철수 조치를 내리자 “그같은 결정을 내린 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이라크 임시정부를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저항세력의 의도가 현실화 되는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라크 관리들도 외교 공관을 이라크에 두고 있는 다른 국가들에게 그들 외교관들이 안전하게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라크 외무부는 또 “모든 아랍 및 이슬람 국가들은 대사들을 이라크에 보냄으로써 테러와의 전쟁에 진지하게 참여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면서 이집트 대사 피살 파장을 최소한으로 줄이려 했다.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은 이와 관련 알카에다와 외국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포함된 기타 조직들을 섬멸하기 위한 전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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