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부터 암 환자와 큰 심장ㆍ뇌수술을 하는 환자들의 부담이 대폭 감소된다. 2006년부터는 모든 입원 환자의 식사에 보험이 적용되고, 2007년부터는 6인실뿐만 아니라 일부 상급 병실을 이용할 때에도 보험이 적용된다.
***오는 9월부터 암 환자 등 본인 부담 크게 줄어**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27일 국회에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세균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당정 협의회 열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에 따르면, 오는 9월부터 암 환자의 경우 환자가 내고 있는 진료비 부담이 약 33% 줄어들게 되고, 2007년에는 그 부담이 53% 이상 줄어들게 된다. 암 환자 진료비 중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비율은 현행 47%에서 2007년에는 75%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이 조치로 백혈병, 위암, 폐암, 자궁암 등 모든 암 환자(연간 32만명)가 당장 올해부터 혜택을 받게 되며, 큰 수술을 받는 중증 심장 환자(연간 4천명) 및 중증 뇌혈관 질환(연간 약 7천명)도 대상에 포함된다. 이들 3개 중증 질환에 대해서는 진료비의 일정 부분을 환자가 내는 본인 부담률이 현행 20%에서 10%로 줄어들고, 의약품ㆍ검사ㆍ수술 등 그 동안 보험이 적용되지 않던 부분도 최대한 보험이 적용되는 방향으로 바뀐다.
이 경우 연간 총 진료비 1천만원의 절반이 넘는 5백32만원을 본인이 부담하던 위암 환자의 경우 2007년 1월부터 본인 부담이 2백55만원으로 줄어든다. 입원 10일간 총 진료비 8백50만원의 3분의 2 정도인 5백80만원을 부담하던 폐암 환자의 경우도 본인 부담이 2백36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당정은 앞으로도 이 집중 지원 대상 질환을 매년 2~3개씩 확대해 2008까지 9~10개의 질환 환자의 부담이 대폭 감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2006년부터 식대에도 보험 적용, 2007년부터는 3~4인 병실에도 보험**
한편 그 동안 시민ㆍ사회단체로부터 환자 부담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돼왔던 식대와 병실료에 대해서도 보험 적용이 확대된다.
정부는 하반기 중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2006년 1월부터 식대에 보험을 적용해 환자들의 부담을 크게 줄일 예정이다. 그 동안 병원에 입원해 환자들이 먹는 식사에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이 전액을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2007년부터는 보험이 적용되는 병실도 크게 확대된다. 그 동안은 전체 병실의 약 50%에 해당되는 6인실 이상에만 보험이 적용돼 상당수의 환자들이 어쩔 수 없이 상급 병실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조치로 2007년부터는 3~4인실의 경우에도 보험이 적용될 전망이다.
***보험료 인상 불가피해, 2008년에는 5% 보험료 올라**
복지부는 당장 1조3천억원의 건강보험 흑자분을 이번 대책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할 예정이나 앞으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일단 2006년부터 매년 3.5~6% 등 3년간 평균 약 4.1%의 보험료 인상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2008년에는 최소한 약 5% 수준으로 보험료가 오르게 된다. 우리나라 보험료율은 현재 임금의 4.31%로 독일 14.4%, 일본 8.5%, 프랑스 13.55%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정부 대책은 그간 시민ㆍ사회단체 등이 요구해온 '무상 의료의 점진적 확대'에는 크게 못 미치는 데다 다수 서민들이 부정적으로 여기는 보험료는 인상하는 방안이어서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건강세상네트워크 등 시민ㆍ사회단체는 "건강보험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라도 암 환자에 대해서 이미 확보된 재원으로 무상 의료를 실시하고, 단계적으로 그 대상 질환을 확대할 것"을 주장해왔다. 암 환자에 대한 무상의료가 확대돼 실질적인 혜택을 국민들이 경험하게 되면 건강보험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역시 확대돼 이후 건강보험료 인상 등을 추진할 때 동의를 얻기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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