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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전세계적 부동산거품 '파열'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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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전세계적 부동산거품 '파열' 임박"

NYT "미국은 지금 실패할 1조달러 도박 진행중"

월스트리트 저널(WSJ)와 뉴욕타임즈(NYT) 등 미국 유력 언론들이 16일(현지시간)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들의 '주택거품의 파열'이 임박했다는 경고음을 발했다.

***WSJ,"주택가격 동조현상으로 전세계적 불황 우려"**

WSJ는 "세계적인 저금리 현상으로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국가들이 곳곳에 있다"면서 "오스트레일리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거품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부동산거품 파열을 경고했다.

지난 3년간 프랑스의 주택 가치는 평균 48% 뛰었고 브라질도 33% 올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집값도 같은기간 두 배 이상 올랐다. 작년 한 해 동안에는 불가리아의 집값이 48% 치솟았고 홍콩도 19% 늘었다. 이외 중국, 호주, 영국, 스페인 등 세계 각국에서 전방위적인 집값이 급등했다.

이같은 전세계적인 집값 상승 요인과 관련, WSJ는 "저금리가 전세계적인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불러일으킨 명백한 요인"이라면서 "여기에 뭉칫돈으로 전세계를 흘러다니는 자본 이동성 강화, 각국 은행들의 과도한 대출, 주식과 채권을 능가하는 고수익에 혈안이 된 투자행태 등도 가세했다"고 분석했다.

WSJ는 "문제는 방콕에서부터 보스턴에 이르는 주택가격 상승을 부추긴 국제금융시스템이 전세계적인 붕괴를 촉발하느냐 여부"라고 범세계적 부동산거품 파열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 신문은 "짒값 하락 현상이 확산되면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로 금융시스템이 불안해지고, 개인들은 주택에 묶여 개인들의 소비지출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지난해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의 마코 테론즈 이코노미스트의 연구를 인용, "주택과 가격의 상관관계에 미치는 요인들 가운데 40%가 금리와 경제성장 등 '국제적인 요소'에 좌우된다"면서 "집값 상승세가 현재 전세계적인 현상인 것처럼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상당히 광범위한 동조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세계 경제에도 상응하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호주, 중국 등 부동산 거래 위축 현상"**

WSJ에 따르면 이미 몇몇 지역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떨어지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지난 2002~2003년 사이에 집값이 60%나 올랐으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영국 네덜란드에서도 추가 상승의 동력이 상실된 상태다.

정부 차원에서 주택경기과열을 진정시키려는 조치들을 내놓은 사례도 적지 않다. 중국에서는 매입 2년내에 자산 매각시 5.5%의 거래세를 부과하는 조치가 취해지면서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고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주택발 경기침체에 대한 경고가 과장됐다는 인식을 갖고 있으나, 지난 2001년 주식 거품을 예언했던 <이상 과열>의 저자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주택가격 붐이 사라지면서 전세계적인 불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자본만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도 자유롭게 이동하는 시대라는 점이 새로운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 있는 고성(古城)을 인수해서 영국 사람들에게 별장용으로 분할 매각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투자자에게는 이탈리아 경제가 어려워진다는 소식보다 영국의 경제상황이 더 중요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업투자 부진 따른 풍부한 부동자금,주택구입으로 몰려"**

WSJ은 이같은 부동산투기의 주범으로 금융권을 꼽고 있다.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이 부동산에 투자를 많이 하게 되면서, 은행들은 주택구매자들에 대한 대출을 늘리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유럽연합(EU) 12개국의 경우 지난 2000년말 이후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연평균 8%로 기업대출 증가율 5%를 앞섰다. 지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의 기업 대출은 7% 감소한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11%가 급증했다. 일본도 기업대출이 4% 감소한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6% 증가했다. 영국은 기업 대출이 8% 늘어난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두 배 이상 많은 20%가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 증가율 격차는 주택가격 붐의 위험 요인이다. 90년대말 기술주 거품 붕괴 이후 5년이 지났는데도 전세계적으로 기업투자는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저조한 기업투자는 조지 W.부시 대통령의 경제자문회의 의장으로 지명된 벤 버난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는 '전세계적인 부동자금'이라고 일컫는 현상과 연계된다.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주택구입을 노리는 금융자산이 형성되면서 저금리와 주택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전세계적인 부동자금이 불어나는 데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막대한 무역흑자를 보고 있는 산유국도 한몫 하고 있다. 이들의 자금이 채권과 부동산에 몰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2001년 경기침체 이후 불투명한 경기 전망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통화팽창적인 정책을 펼치면서 유동성이 증가하는 데 가세하고 있다.

***NYT, "미국, 내후년 1조달러 모기지 원리금 급증"**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1조 달러의 도박'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사상 최저수준인 저금리가 앞으로도 최소한 몇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1조 달러의 도박판을 벌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미 일부 금리가 오르고 있는 가운데 경제전문가들은 이 도박이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NYT는 "새로운 형태의 주택담보대출이 다른 방식이라면 구매 여력이 없는 사람들까지도 주택매입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으나 몇년이 지나면 더 높은 원리금을 지불해야 하는 형태라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올해는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중 1%에 해당하는 8백억 달러가 변동금리로 전환되지만, 내년에는 3천억 달러가 변동금리로 전환된다. 그러나 2007년에는 이 비율이 급격히 증가해 12%에 해당하는 1조 달러가 변동금리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NYT는 "이같은 변화가 미국 경제를 궤도에서 이탈시킬 정도는 아닐지라도 가계 지출에 상당한 타격을 주면 경제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30년 상환 조건으로 30만달러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최초 5년간은 매달 1천2백50달러를 내게 되지만 금리 인상 추세를 감안할 때 2010년부터는 지금의 두 배 가까운 최고 2천1백달러를 매달 납부해야 된다.

WSJ와 NYT의 이같은 경고는 국내에서는 '영원 불패'일 것으로 믿고 있는 '부동산 불패신화'의 종언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신호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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