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공동선언 기념행사에 참석중인 북측 림동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15일 ‘옥류관 냉면’으로 남북관계 변천사를 설명해 주목을 끌었다.
***림동옥 부위원장, “통일 가는 길에 옥류관 있다”**
북측 대남라인인 림동옥 부위원장은 이날 김기남 북측 당국 대표단 단장이 주최한 오찬에서 “옥류관은 이제 남쪽의 옥류관이 된 것 같다”면서 “(남측에서) 평양 오셔서 옥류관 안 들를 수 없으니까. 통일 가는 길에 옥류관이 있는 셈”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러나 “70~80년대까지만 해도 남측 손님들은 옥류관에 와서 두세그릇씩 냉면을 먹고도 돌아가서는 ‘맛이 별로다’고 하곤 했다”면서 “특히 남측 기자들이 그런 식으로 기사를 썼다”고 꼬집었다.
옥류관 냉면 맛에 반해 여러 그릇을 비우고도 정작 그 맛을 인정하지 않으려던 냉전시절 상대방에 대해 품고 있던 ‘뒤틀린 심사’의 단면을 지적한 것.
그는 “당시 옥류관 종사자들은 이런 말을 듣고 ‘정성을 다해 대접했는데...’라면서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곤 했다”고 당시 심정을 풀어놓으면서도 “70년대 적십자회담을 취재했던 한 남측기자의 보도가 북측 실상을 제대로 담지 않아 속상했었는데 2000년 언론사 대표단의 일원으로 다시 방문했는데 그 때 이후로는 그 언론인의 태도가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임동원 세종재단 이사장은 “하지만 90년대 이후에는 남측 기자들이 그렇게 기사를 쓰지 않았을 것”이라며 변화된 남북관계 상황을 지적했고, 최학래 한겨레신문 고문도 “이제는 옥류관 냉면 맛이 널리 알려져 아무리 맛이 없다고 기사를 써도 통하지 않게 됐다”고 응답했다.
***“선주후면” 냉면 시식법 소개도**
화제는 6.15 이후 옥류관으로 이어졌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 비서 등 참석자들이 개관을 앞둔 금강산 옥류관에 대해 묻자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부위원장은 “건물은 다 됐는데 기계설비가 아직 안됐다고 들었다”며 “금강산 옥류관에는 평양 옥류관에서 20여명의 요리사와 의례원들이 내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기남 비서는 “(금강산 옥류관 개관 전에) 하여간 소문을 너무 내면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고 나중에는 듣던 바와 다르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며 “기호는 다 다르지 않냐”는 신중한 반응인 셈이다.
림 부위원장은 이어 “선주후면이라고 먼저 술한잔을 하고 나서 냉면을 먹어야 제 맛인데 이것저것 잔뜩 먹고 면을 먹으면 맛이 없다”면서 냉면 시식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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