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한국은행에 대해 내수경기를 위해 금리를 인하할 것을 주문한 데 이어, 이번에는 영국의 경제전문잡지 <이코노미스트>가 한은이 금리를 내림으로써 집값을 올려 소비여력을 회복시켜 한다는 어이없는 주장을 펴, 외국계가 한국의 부동산거품을 부풀린 뒤 거품파열을 유도해 또다시 한국경제를 공략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9일(현지시간)자 최신호의 '한국의 뛰어난 기술과 저성장'이라는 기사를 통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거의 없는데도 한은이 7개월째 콜금리를 동결한 것은 의외"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잡지는 "한은은 금리를 인하할 경우 해외로 자본이 이탈하고, 부동산값이 상승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우선 부동산투기에 대한 한은의 우려에 대해 "부동산가격 상승을 막으려는 정책은 내수 부양이 절실히 필요한 한국의 경제실정과 배치된다. 금리를 내려 주택가격을 부양할 수 있다면 소비자들이 부유해졌다고 느껴 소비를 늘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잡지는 또 "한은의 집값 상승 방어는 한국 정부의 평등주의적 성향과 부합한다"며 "한은은 마치 노무현 정부의 일부인 듯하다"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이 잡지는 또 내외금리차에 따른 해외자본 이탈 우려에 대해 "세계 4위의 외환보유국으로 외환위기 가능성이 전혀 없는 한국이 해외 저축이나 투자를 저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이코노미스트> 주장은 박승 한은총재가 지난 9일 콜금리 동결을 발표하며 "현재 부동산 문제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한 내용이나, 최근의 부동산값 폭등으로 국민적 분노와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정면배치되는 것이어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외신 기사라는 것이 원래 국내사정을 잘 모르고 탁상위에서 쓰는 경우가 많아 잘못된 것이 부지기수이나, 이번 <이코노미스트> 기사는 경제의 기본 ABC조차 묵살하고 쓴 황당한 작문기사"라며 "2백년 전통을 자랑한다는 <이코노미스트>도 이제 사양길에 접어드는 것 같다"고 일축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