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비정간 대치라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2일 정오에 타결됐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한-일 양국은 이날 오전 밤샘 접촉에 이은 협상을 통해 일본 순시선이 낮 12시에 철수하는 대신, 우리측은 신풍호의 일본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의 불법 조업 여부에 대한 사실을 확인키로 하는 선에서 양국 경비정간의 34시간에 걸친 해상대치를 풀기로 합의했다.
우리측은 또 일본과의 협상에서 신풍호가 일본측 EEZ 침범사실과 검문에 불응해 도주한 사실에 대한 시인서를 작성키로 했으며, 이같은 행위가 일본 관계법령을 위반한 만큼 위반 담보금으로 50만엔(약 5백만원)을 지불하는 내용의 보증서를 작성했다. 이는 신풍호의 일본측 EEZ 침범 및 도주 사실을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이 합의에 따라 일본 순시선은 이날 정오 자국해로 철수했으며, 우리측은 신풍호를 국내로 데려와 신풍호 선장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인 후 법에 따라 처리키로 했다.
일본측은 당초 신풍호가 정선명령에도 불구하고 지그재그로 도주했으며 자기측 보안관 3명이 승선하는 과정에서 1명이 바다에 추락, 구조하는 와중에도 이를 외면한 채 달아난 점 등을 들어, 신풍호를 자국으로 데려가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이 1일 방한한 아이사와 이치로 외무성 부대신을 만난 자리에서 “이 문제가 더욱 확대돼 양국관계에 불필요한 악영향이 초래되지 않도록 일측의 현명한 대응을 기대한다”며 “우리측이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라고 밝힌 데 따라, 일본 외무성이 관할부처인 해상보안청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제7관구 해상보안본부 소속 일본 순시선이 지난달 31일 밤 신풍호가 일본 EEZ를 침범해 조업했다며 나포를 시도하면서 시작됐다. 신풍호는 그러나 배에 올라탄 일본 해상보안관 2명을 태우고 한국측으로 달아났고, 이에 일본 순시선은 신풍호를 추적해 공해상까지 들어왔다. 한국 경비정은 신풍호의 신고에 따라 출동, 일본 순시선의 나포를 막기 위해 신풍호 옆에 밧줄로 연결했으며 이에 일본 순시선도 다른 쪽에 밧줄을 걸고 대치를 시작해 2일 오전까지 대치상황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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