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도로공사를 발주하면서 시중가격보다 최소 배이상 높은 가격으로 발주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경실련, "정부는 시장가격 두 배에 발주, 원청업체는 30% 떼먹고 하도급"**
경실련은 30일 오전 서울 경실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건교부의 국도 예산낭비실태를 고발하고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건교부 국도건설공사 예산낭비실태와 관련된 입장'이라는 성명에서 "국책사업의 거품을 제거해야 부패가 사라진다"면서 "공무원은 건설사업에서 손을 떼고, 시장단가제, 직접시공제를 즉각 도입하고 경쟁입찰을 확대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최근 6년간 건교부 5개 지방국토관리청이 수행하고 있는 8개 국도사업 중 토공사를 중심으로 가격을 비교·분석(서울청, 부산청, 원주청은 각 2개 현장, 대전청, 제주청은 각 1개 현장, 총 8개 현장)한 결과, 정부가 발주하는 국도공사의 예산이 시장가격보다 최소 2배 이상 부풀려져 있다고 밝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8개 국도공사에서 토공사 가격을 분석한 결과, 시장가격은 6백32억원이나 정부가격은 1천6백25억원으로 9백93억원이 부풀려져 있었다. 건교부 공무원이 직접 수행하는 국도사업비가 시장가격보다 2.6배 부풀려 있다는 것.
구체적으로 국도사업의 토공사 공종별 주요단가를 분석해 본 결과, 발파암 깎기 시장단가는 5천1백11원이나 정부단가는 2배 정도 부풀려진 1만4백9원으로 조사되었고, 덤프운반 시장단가는 2천8백12원이지만 정부단가는 2.3배정도 부풀려진 6천4백93원으로 산정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직접비에서 8개 사업의 시장가격은 5백98억원이나, 정부가격은 1천2백13억으로 6백15억원이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실련은 "이같은 사례는 정부의 원가계산기준(품셈, 물가자료) 자체가 엉터리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도공사를 수주한 대형건설사는 가격경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턴키와 운찰제를 통해 높은 가격에 공사만 따내고 직접공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작 공사를 하는 하청업체에게는 치열하게 가격경쟁을 시켜 최저가로 하청을 주고 토공사의 경우 반 이상 떼먹다는 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구조에서 정부는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직접 시공하지도 않는 대형건설업자가 중간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기도록 방치함으로 인하여 중소 하청기업은 돈 가뭄에 시달리고, 덤프트럭 등 비정규직 건설 일용근로자는 이중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경실련은 "정부가 지난 30년간 대형업체를 지속적으로 보호하고 특혜를 제공온 결과" 라면서 "중간에서 공사비를 떼먹으며 갖은 비리를 저지르는 대형(원청)업체만을 위한 특혜제도는 즉각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뇌물사건의 절반 이상이 건설업자와 정치인 관료와 관련된 것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밝혀지지 않은 부패와 건설비리는 전국의 건설현장과 공무원사회에 만연해 있다"면서 "부당한 이득을 보장하는 입찰계약제도와 건설업역구조 등을 전면 개정해야 음성적인 불로소득이 사라지게 되고, 비자금 조성이 불가능해져 건전한 사회가 건설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실련"예산정보 상시공개.납세자 소송법 제정"촉구**
경실련은 이와 함께 근원적 대책으로 "예산낭비를 막기 위해 약속했던 최저가낙찰제를 즉각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원청업체는 정부로부터 높은 가격으로 수주만하고 가만히 앉아 30% 이상을 떼먹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전문건설업체도 정부, 공기업과 직접 계약을 할 수 있도록 입찰제한(업역)을 철폐하고, 덤프트럭 한 대, 기능인력 한명도 고용하지 않고 있는 원청업체는 시공을 하지 말고 건설사업관리(일명 CM)를 담당하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경실련은 예산에 대한 행정정보 공개가 청구가 있을 때만 공개하는 '소극적 공개'에서 적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적극적·상시적 공개'로 바꿀 것을 촉구했다. 또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이 위법하게 사용된 경우 이를 환수하기 위한 소송 제기권을 납세자에게 부여하는 '납세자 소송법'제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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