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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경찰', 철거민에게 골프공-쇠 너트 '새총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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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경찰', 철거민에게 골프공-쇠 너트 '새총 발사'

2주간 밤마다 발사해 주민들 부상. 경찰 관련자 직위해제

경찰이 장기농성중인 철거민들을 자극하기 위해 철제 새총을 만들어 한밤중에 십여일간이나 골프공과 쇠로 만든 너트 등을 발사, 철거민들을 다치게 한 엽기적 사건이 발생해 큰 파문이 일고 있다.

***"경찰, 밤마다 새총으로 골프공-쇠 너트 등 발사"**

사건은 주택공사의 강제철거에 항의해 철거민들이 40여일째 농성중인 경기도 오산 수청동 세교택지개발지구에서 발생했다. 철거민들은 지난달 16일부터 강제철거에 맞서 W빌라 옥상에 높이 10m의 망루를 설치하고 농성중이다.

오산자치시민연대는 지난 25일 "경찰이 이달초부터 지난 20일까지 밤 11시부터 새벽 2시 사이 농성자들의 수면을 방해하기 위해 W빌라를 향해 골프공과 쇠로 만든 너트 등을 수시로 쏘고 돌은 던져 철거민 2명이 머리 등에 상처를 입었고 창문도 깨졌다"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경찰이 쏜 골프공에 한명은 어깨를 맞아 심한 부상을 입었으며, 다른 한명은 날아온 자갈에 코를 맞아 뼈가 드러나는 부상을 입었다.

이들은 "철거민들이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의사에게 경찰의 위법 사실을 알렸으며 관련 사진도 확보했다"며 관련 사진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에는 정복을 입은 전투경찰관 2명과 사복 차림의 경찰관 1명이 함께 새총을 고정시키고 있고, 10여m 뒤 경찰버스옆에 지휘관으로 보이는 2명이 이 광경을 지켜보는 모습 등이 잡혀있다.

***경찰, "상관 지시로 발사" 시인**

이같은 폭로에 따라 조사에 들어간 경기지방경찰청은 26일 "세교지구 W빌라 철거민들을 향해 경찰이 새총으로 골프공을 발사했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따라 감찰조사를 벌인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며 "화성경찰서 일부 직원들로부터 경비교통과장의 지시로 새총을 만들었다는 진술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쇠파이프로 V자 모양의 높이 1m, 폭 50㎝의 철제 새총을 만든 뒤 철거민들이 있는 W빌라를 향해 한밤중에 골프공 등을 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화성경찰서 경비교통과 박종규 경장의 지시에 따라 철거민들이 사용하는 새총을 본떠 만들어 3∼4차례 발사했으며, 철거민들이 갖고 있는 골프공 등 시위도구를 소진시키기 위해서 사용한 것"이라고 진술, 이같은 행위가 철거민들을 자극해 맞대응을 유도한 뒤 진압하기 위한 것임을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새총 제작을 직접 지시한 박종규 경정 및 지휘책임자인 윤성복 화성경찰서장을 이날자로 직위 해제했다.

현행 경찰관 직무집행법은 경찰이 직무를 수행할 때에는 정해진 방패, 최루탄 등 장비와 장구를 안전교육·점검을 통해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 사용하도록 하고, 경찰장비를 임의로 개조하거나 임의의 장비를 부착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이번 경찰조사가 '축소수사'라며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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