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여권내 극우들의 '역사 망언'이 또다시 봇물 터졌다. 또한 야치 쇼타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 발언에 대한 한국정부의 사과 요구에 대해서도 일본 외무성은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일각에서는 이런 분위기하에서 내달 20일로 잡혀진 한일정상회담을 꼭 해야 하느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모리오카 "A급 전범은 일본에서는 죄인 아니다"**
26일 <지지통신> <요미우리> 등 일본언론에 따르면, 일본 자민당의 중의원 의원이기도 한 모리오카 마사히로(森岡正宏) 후생노동성 정무관은 26일 자민당 대의원대회에서 "전쟁은 하나의 정치형태로 (일본은) 국제법이 정한 룰에 따라 전쟁을 했고, 일본 국회는 만장일치로 A급 전범 유족들에게 연금을 주기로 결정했다"며 "A급 전범은 국내에서는 죄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야스쿠니 신사에 A급 전범이 모셔져 있는 것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후세에 화근을 남겨주는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 "중국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야스쿠니 신사에 모셔진) A급 전범이 마치 나쁜 존재인 것처럼 처리해온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 "일본은 전후 60년간 전쟁을 한 적이 없다"면서 "그러나 중국이 적어도 4차례 이상 전쟁을 한 사실에 대해 (일본은)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범을 재판한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대해서도 "점령군이 행한 일방적 재판"이라며 "이긴 쪽이 정의이고 진쪽이 악(惡)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
모리오카 정무관은 '일본영토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연맹' 회장과 후소샤 교과서를 만든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지부장 등을 맡고 있는 극우인사다.
모리오카 발언이 파문을 불러일으키자 일본정부 대변인인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한명의 중원의원으로서 자기의 생각을 밝힌 것으로 보이나 사실관계에 여러가지 잘못도 포함돼 있어 논평할 필요는 없다"며 "정부의 일원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이야기이며 과거 (정부의) 견해와는 크게 다르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모리오카는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취해야 할 입장을 말한 것일뿐"이라면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밀어주는 발언이 정부견해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모리 "한-중의 역사교과서 비판은 트집잡기"**
'망언'은 모리오카 한명으로 그치지 않았다.
자민당의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도 26일 밤 도쿄에서 열린 중의원 의원의 파티장에서 "중국과 한국은 역사교과서가 역사를 미화한다거나 정부의 반성을 담고 있지 않다고 말하지만 이는 트집잡기"라고 주장했다.
모리 전 총리는 또 "일본은 민주주의 국가여서 어떤 교과서라도 검정을 받고 있다"며 오히려 이번 역사교과서는 전보다 좀더 공정하다고 강변했다. 그는 또 전후 일본에 대해 "평화대국으로서 세계를 위해 협력하고 공헌해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마치무라 노부다카(町村信孝) 외상도 이날 최대 경제단체인 니혼게이단렌 모임에서 행한 인사말을 통해 “일본의 교과서만큼 중립적이고 공정한 것은 없다”며 “한국과 중국은 신문 제목만 보고 비판하고 있으며 문제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도문제에 대해서도 “(한-일간) 주장이 다르므로 한국에 맞출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마치무라 외상은 또 "중국과 한국의 외상에게 '일본의 전후 활동을 보면 일본이 얼마나 전후에 반성하고 있는가가 분명하다'고 말하나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그들은 역사문제를 '카드'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민당의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전 정조회장도 이날 자파 모임에서 A급 전범을 분사하라는 중국 등의 촉구에 대해 "중국의 역사관에 입각한 이야기"라며 "영령을 분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우리들이 혼을 팔아 형식적인 참배를 한들 영령이 기뻐할 리 없다"고 주장했다.
***일 외무성 "한국의 야치 발언 트집, 불쾌하다"**
일본 정부여권은 이와 함께 한국이 야치 쇼타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 발언을 비판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노골적으로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7일 <산케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 수뇌는 "이제부터는 비공식적으로 솔직한 회담이 일절 불가능해졌다"며 강한 불쾌감을 토로했다. 또다른 외무성 관계자도 "(한국때문에) 필요이상으로 문제가 커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신문은 "노무현대통령은 6월10일 한미정상회담, 20일 전후에 한일정사회담을 앞두고 있다"며 "파문의 향방은 정상외교에도 그림자를 드리울 수밖에 없다"고 전망, 한일정상회담 개최 자체가 불투명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하기도 했다.
국내 일각에서도 일본 정부여당 인사들이 조직적으로 망언을 하는 분위기에서 한일정상회담을 꼭 가져야 하냐는 '정상회담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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