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트게이트'로 떠오르고 있는 서해안 행담도 개발사업 과정에 국가차원의 해외투자유치를 총괄하던 대통령 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가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문정인 동북아위원장, "지난해 9월 채권발행 추천서 제공"**
행담도 개발사업은 지난해 1월 사업주관자인 한국도로공사가 합자회사 형식으로 설립한 (주)행담도개발의 파트너인 싱가포르 투자사 EKI가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을 추진할 때 지분 26.1%를 사주는 방식으로 1천억원대의 지급보증을 해주는 '불공정 계약'을 맺고 리베이트 의혹 등이 제기돼 감사원의 감사가 진행중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 대통령 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가 행담도개발의 해외 채권 발행을 위해 작년 9월 추천서를 써준 사실이 드러난 것.
24일 감사원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문정인 동북아 위원장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서남해안개발계획', 일명 'S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해 지난해 9월 채권 발행을 위한 추천서를 써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2월 불공정 계약 문제를 놓고 도로공사와 (주)행담도개발 사이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동북아위가 중재를 시도한 데 대해서도 경위 파악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문 위원장측은 이와 관련,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서남해안 개발계획(일명 S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행담도개발측은 정부 추천서를 토대로 올 2월 해외시장에서 8천3백만달러의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S프로젝트'란 전남도가 추진중인 J프로젝트보다 훨씬 큰 프로젝트로, 2025년까지 인구 2백50만명의 국제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S프로젝트는 당초 국가균형발전위가 추진하다가 지난해 6월 해외투자유치를 위해 대통령 자문기구인 동북아시대위원회로 넘겨졌다.
정부기관인 동북아위가 민간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추천서를 써준 대목도 '특혜의혹'을 낳고 있으나, 이와 동시에 추천서를 써준 문정인 위원장의 아들이 올해 1월부터 (주)행담도개발에 근무 중이라는 사실도 의혹을 일으키고 있다. 앞서 재직 중 행담도 개발에 관여하다가 지난해 3월 임기가 만료된 오점록 전 도공사장의 아들도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근무했었다. 오 전 사장도 감사원에 의해 출금 요청이 취해진 상태다.
문 위원장은 이와 관련, "한 살 때 미국에 건너가 미국에서 살아 한국말도 서툰 아들이 기업에서 경험을 쌓고 싶다고 해 행담도개발 김재복씨를 소개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 위원장의 아들은 미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졸업후 LA 기업에서 일한 경력도 있어 자격이 충분하다고 하나, 공직자로서 투자유치 추천서를 써준 업체에 아들을 취직시켰다는 대목은 인사청탁 의혹을 낳고 있다.
***해외투자유치 명분,실제로는 국내 공공기관이 전량 매입**
이밖에 (주)행담도개발이 지난 2월 미국계 증권사를 주간사로 해서 발행한 채권 8천3백만 달러어치 전량을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6천만 달러)와 교원공제회(2천3백만 달러) 사들여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와 공제회 측은 "발행조건은 만기가 2009년 1월이고 금리는 연 5.78%로 금리도 높고 도공이 사실상 보증을 서고 있어 투자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해외투자가 여의치 않아 공공기관이 동원됐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주)행담도개발의 실질적인 소유주도 지난 13일 출국금지된 김재복 대표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주)행담도개발의 지분 90%를 갖고 있는 싱가포르 에콘사의 페이퍼컴퍼니 EKI의 지분 58%를 자신이 설립한 JJK를 통해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처럼 의혹이 증폭됨에 따라 감사원은 사업투자 결정 당시의 도로공사 사장인 오점록 전 사장과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에 대해 조만간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동시에, 문정인 동북아위원장과 손학래 현 도공사장에 대해서는 곧바로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