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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미연준의장, '부동산 거품' 마침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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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미연준의장, '부동산 거품' 마침내 시인

금융기관에 주택담보대출 자제 지시, 크루그먼 "거품 파열될 것"

그동안 '부동산 거품론'을 일축해온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20일(현지시간) 마침내 "주택시장이 약간의 투기와 거품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의 부동산 거품을 시인했다.

***그린스펀 마침내'부동산 거품' 시인**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뉴욕 경제클럽 연설후 한 참석자의 질문에 대해 "많은 지역의 주택시장에 거품이 있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나 "국가적인 규모의 집값 버블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 일각의 '부동산 거품위기론'에 대해선 거부입장을 밝혔다.

그는 "주택시장 투기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면서 "소비자들이 주택 관련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게 됨에 따라 가격이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그린스펀의 언급은 최근 미연준과 은행 감독기관들이 금융기관들에 대해 "이자가 오르고 주택 가치가 떨어지면 리스크가 오르기 쉽다"며 은행들이 주택담보 대출에 신중하라고 경고한 뒤에 나온 것이어서, 미연준도 내심 부동산 거품을 상당히 우려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어 이날 '그동안 FRB가 8번 연속으로 금리를 0.25% 포인트씩 인상, 이제 중립적 금리를 넘어선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금리가 이미 중립적 수준을 넘어섰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해,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하기도 했다. 요컨대 금리가 추가인상될 경우 부동산거품이 파열될 위험성이 있으니, 금융기관들은 부동산 담보대출에 신중을 기하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플로리다 1년새 45.6% 집값 폭등**

이에 앞서 19일 미국의 경제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미연준이 부동산 거품 가능성을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보도, 미연준의 고민을 드러냈다.

이 신문은 연준과 은행감독기관들이 ‘이자가 오르는데 집값이 떨어지면 리스크가 커진다’면서, 은행들이 주택담보 대출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는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등 살기 좋은 지역의 집값이 크게 올랐을 뿐 아니라,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시세차익이나 웃돈을 남기려는 투기적인 거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미국 집값 상승률은 2003년보다 11.2%나 올라 지난 79년 이후 2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ㆍ네바다 등 인기지역은 25% 이상 가파르게 올랐다. 또 전미부동산중개업협회(NAR) 조사를 보면, 지난해 주택 구입자의 23%는 투자 용도로, 13%는 여가를 위해 각각 집을 산 것으로 조사돼, 투기목적의 주택 구입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NAR는 이에 앞서 12일 올 1분기 중 1백36개 대도시 가운데 집값이 전년동기보다 10% 이상 오른 곳은 66개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62곳)를 상회하는 사상최대치로, 미국의 부동산투기 열기가 미국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1분기에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의 경우는 단독주택 중간가격이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45.6%나 폭등했고, 사라소타(36%),웨스트 팜 비치(35.9%) 등도 급등했다.

이처럼 금리인상이 지속되고 부동산경기 거품논란이 가열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크게 오른 것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미국의 모기지기관인 프레디맥은 이날 이번주 30년만기 모기지 금리가 연 5.77 %를 기록,지난주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1년 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다고 밝혔다 .

***크루그먼 "부동산거품 꺼질 수밖에 없다" 경고**

미국에서는 미국의 부동산거품이 오래 지나지 않아 파열할 것이며, '미국발 부동산거품 파열'은 과도한 유동성때문에 미국 못지않게 부동산거품이 심각한 아시아-유럽에 충격을 가하면서 세계적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한 예로 미국의 대표적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교수는 지난 18일 방콕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세계경제의 불균형 때문에 2006∼2010년에 새로운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며 촉발제는 부동산 거품 파열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미국의 경상적자를 메워주고 있는 외국 자본의 상당액이 현재 ‘거품 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부동산투자로 들어왔다”며 “부동산 가치가 비현실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에 이 거품은 꺼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미연준을 비롯한 세계 중앙은행들 사이에서는 부동산거품 파열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심각한 지경"이라며 "우려대로 내년이후 부동산거품이 파열되기 시작한다면 세계경제는 거품경제를 일으킨 데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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