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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소득 은행원들의 '집단탈세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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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소득 은행원들의 '집단탈세 범죄'

표본조사에서만 '공문서 위조 탈세' 1천명 적발, 대졸초임 3천4백만원

1천여명에 달하는 은행 직원들이 신용카드 사용실적서를 조작해 자신의 신용카드 실적을 부풀려 연말 정산시 과다한 공제를 받아온 사실이 적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 소득집단중 하나인 은행원들이 공문서를 위조하면서까지 다른 국민들은 다내는 세금을 내지 않으려 한 '집단범죄'에 국민들은 아연할뿐이다.

***표본조사에서만 1천여명 신용카드 실적 조작 적발**

금융감독원은 20일 "은행직원중 신용카드 소득공제금액이 4백만원 이상인 경우를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벌인 결과 사용실적을 부풀린 사례가 적지 않게 드러났다"며 "이에 따라 전 은행에서 신용카드 공제금액이 4백만원 이하인 경우도 모두 감사를 벌이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8개 시중은행과 6개 지방은행, 농협과 수협 등 모든 은행에서 예외없이 상당수 은행 직원들이 국세청 신고시 신용카드 사용실적서 한장만 제출하면 된다는 점을 악용해, 신용카드 사용 실적을 부풀려 전산입력한 뒤 은행이 갖고 있는 백지 신용카드 사용금액 확인서에 출력하는 수법으로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탈세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예로 연봉이 3천만원이고 신용카드 사용액이 5백만원인 사용자가 사용액을 1천만원으로 조작할 경우 소득공제금액은 40만원에서 1백40만원으로 늘어나, 1백만원의 탈세가 가능하다.

금감원은 지난 3월초 한 시중은행으로부터 직원의 신용카드 소득공제 탈루사실을 제보받고 유사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지난 3월부터 16개 금융기관에 내부 감사를 지시했다. 각 금융기관은 이에 연말정산 신용카드 소득공제 상한선이 5백만원인 점을 고려해, 지난 3년간 공제금액 4백만원 이상인 직원들의 신용카드 사용금액을 표본으로 추출해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1천명이 서류를 조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12만명 전원 조사 지시**

금감원은 표본조사에서만 1천여명이나 적발된 것에 주목하고,공제금액 4백만원 이하의 경우에도 전면적인 감사를 벌이도록 지시했다. 금감원은 모든 은행에서 집단적 탈세가 발생한 것은 은행원들 사이에 이같은 탈세가 '공공연한 비밀'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체 은행 직원은 약 12만명으로, 전체를 조사하면 그 숫자는 급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금감원은 전망하고 있다.

금감원은 또 삼성 LG 등 전업계 카드사를 대상으로도 소득공제대상금액 4백만원을 기준으로 동일한 조사를 벌였으나 별다른 혐의점을 찾아내지 못했으나, 은행권과 마찬가지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사용실적 감사를 확대할 것을 지시했다.

***국민 격노 "초임만 3천4백만원 받는 고소득층이 이럴 수가..."**

집단탈세 범죄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자, 해당 은행들은 직원들에게 탈루세금의 자진 반납을 지시하는 등 파문 축소에 부심하는 분위기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날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법적으로는 5월까지 수정 자진신고를 하면 된다"면서 "금감원에서 통보를 받으면 5월까지 자진신고를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대해서는 추징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행위가 단순한 세금포탈을 넘어서 '공문서 위조'를 했다는 점에서 엄중한 문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은행의 생명은 '정직'이다. 서구사회에서는 은행원을 '도덕의 상징'으로 여길 정도다. 그런 면에서 은행원들이 탈세를 위해 공문서까지 직접 조작했다는 점은 우리나라 은행들의 도덕성이 얼마나 한심한 수준이며, 왜 우리나라 은행들이 세계적 금융기관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으며, 은행들이 왜 국민적 불신을 사고 있는가를 극명히 보여주는 충격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이들에 대해 '탈세 추징'이라는 미온적 대처에 그치지 말고 '공문서 위조' 및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사법처리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한 은행들에 대해서도 해당직원들에 대한 파면 등 중징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국민들은 은행원들이 우리나라 고소득층에 속한다는 점에서 이번 집단탈세 사태에 크게 분노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국내 은행 중 업계 상위에 속한 4개사의 지난해 임금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졸초임 은행원의 평균연봉은 3천3백88만원이었다. 특수은행 행원의 경우는 더 높아 대졸초임 임금이 3천4백50만원이었다. 이처럼 고액의 연봉을 받은 은행원들이 다른 국민들은 다 내는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공문서를 위조했다는 사실은 앞으로 두고두고 '한국 은행사'의 씻기 힘든 치욕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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