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간부들, 전태일이 왜 죽었는지 되새겨라"

고 전태일열사 여동생, 잇딴 노조비리에 쓴소리

고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 전순옥씨(참여성노동복지터 대표)가 최근 잇따르고 있는 노동계 지도부의 채용비리, 납품비리, 기금비리 등에 대해 "70년대부터 계속된 노조 귀족화의 산물"이라고 질타한 뒤, "전태일이 왜 죽었는지를 오늘의 노동현실에서 되돌아봐야 한다"며 '전태일 정신으로의 복귀'를 촉구했다.

전씨는 18일 오전 평화방송 시사프로 '열린세상 오늘, 장 성민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빈부 격차가 노동자들 사이에도 점점 심각해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조합 지도부가 채용비리, 기금비리 온갖 비리를 통해 자신들의 재산축적을 함으로써 귀족화되고 있다는 소식은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노동자들에게 절망과 좌절을 느끼게 하는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강한 배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노조 귀족화는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예를 들어 70년대에도 김모 전국섬유노조위원장은 1년에 월급이 5백40~6백만원을 받고 있었고 자가용을 두 대씩이나 가지고 하나는 서울에서 하나는 부산에서 굴렸다"며 "당시 의류계에 종사하던 노동자들의 한달 임금은 2~3만원에 불과했었다"고 오래된 노동귀족의 뿌리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최근의 잇따른 노조 비리는) 이처럼 뿌리 깊고 권력화돼 있고 귀족화돼 있던 것들이, 말로만 떠돌던 있던 것들이 이제 그 실체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고 전태일 열사가 살아계셨다면 작금의 우리 노동계 상황을 어떻게 봤겠냐'는 질문에 대해 "저희 오빠 전태일은 재단사로서 노동자들의 임금을 정할 수 있고, 해고할 수 있고 고용할 수 있는 대단한 권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이 자본의 착취에 의해 고통받는 걸 보고 그러한 것들을 개선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받쳤다"며 "만약 그 당시에 전태일도 타협하고 있었다면 죽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오빠는 비타협적으로 정말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는 노동조건에서 노동자들을 구하고자 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정말 그러한 것들은 없다. 왜 전태일이 죽었는가 오늘에 노동현실에서 되돌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상황의 타개책과 관련, "노동조합이 운영에 있어 특히 회계 등에 있어 투명성이 있어야 된다"며 "노동조합을 감시감독할 수 있는 시스템, 일반조합원들이 참여해 노동조합에서 활동하는 자기네들이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