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주민들이 철새 도래지 일부를 태우는 등 천수만 간척지와 관련 강력 반발하자, 생태자연도 1등급 지정 면적을 대폭 축소하는 등 등급과 면적을 재조정하기로 했다.
***"천수만 간척지 생태자연도 등급과 면적 조정하겠다"**
환경부 관계자는 17일 "문제가 되고 있는 천수만 간척지의 생태자연도 등급과 면적을 그 동안 제기된 이견을 고려해 조정할 방침"이라며 "지난 4월28일 관보에 게재한 생태자연도는 확정된 것이 아니라 각계의 이견을 듣고 최종안을 만들기 위한 초안일 뿐"이라고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환경부는 또 "천수만 간척지의 경우는 조류학자들이 철새 도래지를 너무 넓게 판단해 1등급 면적이 필요 이상으로 넓게 정해진 측면이 있다"며 "철새들이 주로 활동하는 담수호 주변과 배후습지 등을 위주로 1등급 지역을 현실에 맞게 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는 생태자연도에 대해서 건설교통부, 문화관광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크게 반발하자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은 그린벨트처럼 개발 행위를 직접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 과정에서 환경 보전을 고려하도록 하는 지침일 뿐이며 직접적인 규제는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생태자연도는 환경부가 전국의 산ㆍ하천ㆍ농지ㆍ도시를 생태적 가치, 자연성, 경관 가치 등에 따라 4개 등급으로 분류한 것으로 생태자연도가 1등급으로 분류된 권역은 자연환경 보전 및 복원지역으로 환경영향평가 때 반드시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개발이 어렵게 된다.
***환경부 또 '환경'보다는 '개발' 손 들어줘, 조정 과정에서 환경단체 반발 예상**
이런 환경부의 방침은 천수만 간척지처럼 생태자연도 1등급에 해당되는 곳이 대거 기업도시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정황을 고려한 것이어서 또다시 '환경'보다는 '개발' 논리에 굴복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현재 기업도시 시범사업을 신청한 8곳 가운데 전라남도 영암ㆍ해남 관광ㆍ레저 기업도시와 충청남도 태안 관광ㆍ레저 기업도시 등이 생태자연도 1등급에 해당되는 곳이 포함돼 있다. 특히 이 두 지역은 각각 전체 면적의 45%, 90%가 1등급으로 분류돼 사실상 기업도시 건설이 불가능해질 상황이었다.
이런 정황 때문에 지난 28일 관보에 환경부의 생태자연도가 공개되자마자 기업도시 주무 부처인 건교부, 문광부, 해당 지자체는 "생태자연도 1등급으로 지정된 지역은 사실상 기업도시 개발이 어렵다"며 생태자연도 지정 움직임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환경부는 일단 천수만 간척지 등 주민들의 반발이 심한 지역에서 생태자연도 면적과 기준을 조정할 뜻을 밝혔으나, 1등급 지정 면적 조정 과정에서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돼 갈등이 더욱더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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