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중순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게 6자회담의 의제를 '북한의 핵개발 저지'가 아니라, 북한의 핵보유를 전제로 한 '핵무기와 핵물질의 비확산'으로 하자는 새로운 제안을 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교도통신> "북한, 핵보유 전제로 핵무기 비확산 협상 제안"**
일본의 <교도통신>은 16일 베이징발 기사를 통해 여러 명의 6자회담 협상 관계자들이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 3월31일 6자회담을 '군축회담으로 이행할 것'을 요구해 미국과 중국 등이 난색을 표시한 바 있다"며 "(중국에 대한 북한의 새로운 제안은)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한 토대위에서 협의를 하고 싶다는 태도를 선명히 했다는 점에서 6자회담의 향방은 더욱 불투명해졌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이어 "지난 2월 핵보유를 공식선언했던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김정일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보다 확실한 '안전 보장'을 끌어내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핵보유를 국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핵실험을 강행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강한 국면"이라고 전했다.
<교도통신> 보도는 북한이 이란 같은 '핵개발국'이 아니라 파키스탄 같은 '핵보유국'의 자격을 인정받을 때에만 6자회담에 나서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돼, 6자회담 재개가 쉽지 않고 6자회담이 재개되더라도 협상과정이 지난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또한 북한의 이같은 요구는 미국이 김정일 체제를 완전 보장할 때에만 '보유 핵무기'를 폐기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도 해석돼, 협상 과정의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 "북한이 사실상 부시 미정권과는 협상을 하지 않고 다음 정권과 협상하겠다는 장기화 전략을 구사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지지통신> "클린턴, 북한의 우라늄 핵개발 알고도 묵인"**
한편 90년대말 미국의 빌 클린턴 당시 정권이 재임 기간중 북한의 우라늄 농축형 핵개발 움직임을 탐지하고도 이는 94년 북-미 합의 위반사항이 아니라고 판단, 이를 묵인해 왔다는 보도도 나와 주목된다.
일본의 <지지통신>은 16일 워싱턴발 기사를 통해 지난 1998~2000년 클린턴 정권시절 백악관 산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아시아 담당 수석부장을 지낸 케네스 리버솔이 "클린턴 정권은 북한에 의한 우라늄 농축혁 핵개발 의혹을 탐지하고 감시해 왔다"며 "그러나 이는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개발 동결을 약속했던 북-미 합의의 파기는 아니라고 판단해 사실상 묵인해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는 94년 북-미 협정은 플루토늄 핵개발 동결에 국한된 것이었지, 우라늄 핵개발은 동결대상이 아니었다는 북한측 평소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향후 새로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부시 정권은 그러나 이같은 북한 주장에 대해 우라늄 핵개발도 94년 북-미 협정 위반이라고 비난하며 협정을 위반한 북한에 대해서는 경수로 등 향후 '평화적 우라늄 농축'도 불허해야 한다며 북한을 압박해 왔었다. 북한은 이에 대해 우라늄 핵개발 의혹을 강력 부인하면서도, 북한에게는 우라늄을 개발할 권리가 있다고 반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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