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농민회·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농업기술자협회·환경농업단체연합회 등 10개 농민단체의 연합체인 농민연합은 18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팔당생명살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체 농민의 10퍼센트에 해당하는 농민 30만 명을 대상으로 서명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농민연합은 "심각한 환경 문제를 야기하는 4대강 사업은 농민의 삶에도 극심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서 "4대강 사업으로 인해 강제로 이주해야 하는 농민이 6만여 명에 이르고,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이 25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체 농지의 2퍼센트가 감소될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농민연합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수용되는 농지는 1만5686헥타르로 우리나라의 전체 농지 175만8795헥타르의 0.89퍼센트 수준이다. 그러나 정부가 4대강 사업 예정지 인근에 9324헥타르에 이르는 땅을 향후 5년간 준설토 보유지로 사용할 계획을 밝힌데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침수 면적(2475헥타르)과 습지 면적(4215헥타르)까지 합한다면 약 3만 헥타르의 농지가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농지의 1.7퍼센트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단체는 이어서 "특히, 4대강 사업으로 시설 채소 재배지의 약 20퍼센트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채소 가격 폭등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 지난 11일 팔당 지역 농민들이 정부의 토지 강제 수용에 반발하며 농기계 순례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순례는 채 100미터도 나아가기 전에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 ⓒ프레시안(최형락) |
이들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토지 강제 수용을 앞둔 팔당 유기 농지에 대해서도 "정부가 10여 년 넘게 유기 농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그 결과 세계유기농대회까지 유치한 팔당 지역 농민들을 몰아내는 것은 비상식적인 작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유기농의 태동지'라 불리며 길게는 30년 넘게 팔당호 인근 하천 부지에서 유기 농사를 이어온 팔당 농민들은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위한 토지 강제 수용 절차에 착수함에 따라 조만간 농지를 잃을 위기다. 농민들은 "4대강 사업으로 30년 일궈온 농토를 빼앗길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곳의 토지를 수용해 자전거 도로·테마공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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