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0일(현지시간) 북-미간 실무급 협의창구인 ‘뉴욕채널’이 여전히 열려있다며 북한에 대한 직접대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반년째 중단된 북-미 뉴욕접촉이 재개될 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美, “북-미간 뉴욕채널 여전히 열려 있어”**
톰 케이시 미 국무부 공보국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뉴욕채널을 이용하려는 어떤 논의가 있는가’란 질문에 “뉴욕채널은 분명히 존재하고 개방된 상태로 남아있다”면서 “우리는 과거에 그랬듯이 그것이 적절하다고 생각될 때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뉴욕채널은 협상 채널이 아니며 6자회담의 대체물이 아니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뒤 “디트러니 대북협상특사가 현재 뉴욕에 가거나 뉴욕채널을 가동할 어떤 계획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뉴욕채널은 조셉 디트러니 미국 대북협상특사와 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 대사간에 지난해 12월3일 회동으로, 그후 뉴욕채널은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아울러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지난달 중국을 방문해 중국에 대북 석유 제공 중단을 요구했고 중국은 이를 거절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관련 정보가 없다”고 확인을 거부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은 장기적인 정책을 갖고 있으며 라이스 국무장관은 최근 중국과 다른 국가들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영향력이라도 사용하길 ‘장려’했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대중 압박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영향력'의 의미에 대해 “북한을 테이블에 복귀하도록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당근과 채찍 중 어느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우리는 그것에 관해서 외교력을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지난 3차 6자회담에서 좋은 제안을 내놨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북한으로부터 응답을 듣고 싶고 4차 6자회담은 이를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北 “美 만나 확인후 최종 결심”에 대한 ‘화답’**
미국 정부의 이같은 입장은 북한 외무성이 지난 8일 “미국이 우리를 주권국가로 인정하고 6자회담 안에서 쌍무 회담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보도들이 전해지기에 그것이 사실인가를 미국측과 직접 만나 확인해보고 최종 결심을 하겠다고 한 것뿐”이라고 말해 북-미간 실무 접촉을 회담 재개의 요건 가운데 하나로 밝힌 데 대한 ‘화답’형식이 짙은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으로서는 특히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으로서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에서 뉴욕채널이라는 실무접촉을 통해 이뤄진 유감표명이나 설명을 회담 복귀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희망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과 북한의 직접 접촉이 한반도 핵문제 해결에 유리할 것”이라며 “쌍방이 직접 만나 대화한다면 한반도 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북-미 접촉을 촉구하는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이러한 미국의 ‘유연한’ 입장 표명은 라이스 국무장관과 미 국무부의 입장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8일 “북한은 주권국가”라고 재차 강조했고, 미 국무부도 이날 “북한은 주권국가이며 6자회담내에서 북한과의 양자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미간 핵문제를 둘러싸고 유엔 안보리 회부설,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등의 제재, 핵실험설과 북폭설, 7월 시한설 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마지막 회담 분위기 조성'으로 받아들여져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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