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교육부총리가 2008학년도 대입에 대한 고1 학생들의 집단 움직임과 관련, 이메일 서한을 보낸 데 이어 또다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며 연일 학생들의 자제를 요청했다.
김 부총리는 그러나 이번 사태의 원인을 여전히 '홍보 부족'에서 찾으면서도 사실상의 본고사 부활을 의미하는 서울대 입시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함으로써, 교육부가 현행 대입제도의 문제점을 인정하면서 사실상 '3불 정책'을 포기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아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김진표 부총리, "새 대입제도는 긍정적, 홍보 부족이 오해 불러"**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6일 오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새로운 대입 제도의 취지를 설명하고 학생ㆍ학부모의 이해를 다시 한번 구했다.
김 교육부총리는 "고교 1학년 내신 성적과 관련한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많은 걱정을 드리고 있어 교육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안타깝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대학과 협조해 대학별 전형 계획을 6월말까지 발표하고, 내신 성적의 중압감으로 불안해하는 학생들의 학업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새로운 대입제도의 근본 취지는 학교 성적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대입 전형에 반영되는 내신 비중을 강화해 교육의 중심을 학교 밖에서 안으로 끌어오는 데 있다"며 "그 결과 학교 수업에 대한 학생들 집중도가 이전보다 훨씬 높아지고 독서, 토론 수업이 활성화하는 등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고 교사들도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부총리는 "(이런 긍정적인 새 대입 제도가) 모든 과목의 성적이 좋아야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고 잘못 인식돼 학생들이 지나치게 '경쟁'을 의식하게 되고 대학별 전형 계획이 마련되지 않아 불안해진 것"이라며 재차 '홍보 부족'을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떠넘겼다.
***김진표, "서울대 새 입시안 긍정적"**
김 부총리는 이날 호소문에서 지역균형 선발, 특기자 전형, 정시모집의 인원을 3분의 1씩 나눠 뽑는 서울대의 2008학년도 입시안을 긍정적으로 언급해, 다급해진 교육부가 사실상의 '논술 본고사' 부활을 의미하는 서울대안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여러 줄 세우기'에 의한 학생 선발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서울대의 2008학년도 대입 전형 주요 계획 검토안과 같이 내신 위주의 지역균형 선발, 특기자 전형, 논술 중심으로 선발하는 정시 모집 비율을 각각 3분의 1씩 동일하게 하는 방안을 들 수 있다"고 서울대의 새로운 대입전형을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김 부총리의 이런 발언은 '논술과 면접은 입시 전형에서 보조적 수단으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기존 교육부의 입장을 뒤집는 것이며, 서울대 발표 당시만 해도 불쾌감을 나타내면서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교육부 태도와는 크게 대조되는 것이다.
대학가에서는 이같은 김 부총리 발언이 사실상 대입 본고사를 금지해온 '3불 정책'의 후퇴로 받아들이며, 고1 학생들의 촛불시위 움직임이 대학 신입생 선발권을 교육부에서 대학으로 넘어오도록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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