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오는 7일 예정된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학생들에 대한 징계 방침을 밝힌 가운데, 그 동안 서울 중심으로 진행되던 2008학년도 대입 불만 촛불집회가 부산ㆍ대구로 전국으로 확산될 움직임을 보여 교육 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7일 촛불집회 참석하면 집단행동 간주해 징계"**
서울시교육청은 6일 "7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학생들은 교칙에 따라 처벌할 것"이라며 "각 고교 교칙은 불법 집회에 참석하거나 집단행동을 하는 학생에 대해서는 징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7일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것은 집단행동에 간주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현재 관내 고교 2백92곳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촛불집회 참석 여부를 파악하는 한편, 각 학교의 교장ㆍ교감ㆍ생활지도부장으로 하여금 학생들의 집회 참석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로 했다.
촛불집회 참석 가능성이 높은 학교에 대해서는 교장, 교감, 생활지도부장 가운데 최소한 1명이 광화문 현장에서 생활 지도를 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 본청 장학관과 담임 장학사 등 전체 직원 4백35명으로 비상근무반을 편성해 본청과 현장에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부산-대구-대전도 술렁, 전국 확산 조짐**
그러나 이같은 교육당국의 강경방침에도 불구하고, 서울뿐 아니라 부산과 대전,대구 등 일부 지방 학생들 사이에서도 2008학년도 내신등급제 불만 촛불집회를 촉구하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전파되는 등 촛불집회가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산 지역에서는 5일부터 '저주받은 89년생, 7일 부산시청 앞에 모입시다' 등의 구체적인 장소를 명시한 메시지가 고교생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 지역 고1년생들 사이에도 "우리는 교육부의 장난감도 아니고 등급에 따라 나눠지는 돼지고기도 아닙니다. 내신위주 대입제도 반대 촛불시위- 5월 7일 19시 대구 동성로"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전달되고 있다.
대전지역 고교 1학년생들에게도 `토요일인 7일 오후 7시 엑스포 남문광장에서 내신등급제 반대집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전달되고 있다.
각 고교의 중간고사가 이번 주 마무리되는 것을 감안하면 고교생들이 대거 촛불집회에 참석할 가능성도 배제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서울 학생들, "자살학생 추모제 예정대로"**
애초 성적 문제로 자살한 학생의 넋을 기리기 위한 추모제를 준비했던 단체들도 행사를 예정대로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7일 추모제를 개최하는 '21세기청소년공동체희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참교육학부모회, 민주노동당 청소년위원회 등은 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생들의 목소리를 강제로 억누르려는 교육 당국의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 단체들은 "교육부는 터져 나오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억지로 막지 말고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7일로 예정된 추모제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촛불집회의 배후는 교육부이고, 학생들의 자살에 대한 책임도 교육부에 있다"며 "고교생이면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있다고 봐야 하고 이들의 사회적 발언을 막거나 처벌하는 것은 비교육적 처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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