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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국제무대서 고이즈미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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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국제무대서 고이즈미 '초토화'

日의 22일 정상회담 '애청' 거절, 日 "23일후에라도 만나줬으면..."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아시아-아프리카 지도자들이 운집한 아시아-아프리카회의(반둥회의)에서 22일 제발 만나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의 애타는 양국정상회담 요구를 일축, 일본에게 커다란 외교적 타격을 가했다. 당황한 일본은 23일 늦게라도 좋으니 정상회담을 갖자고 중국측에 매달리는 양상이나, 중국이 야스쿠니 신사참배 중단을 재차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일본을 당혹케 하고 있다.

***22일 정상회담 좌초에 일본 '충격'**

<교도통신>과 <지지통신> 등 일본언론은 22일 오후 1시부터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기 위해 일본정부가 추진해온 고이즈미 총리와 후진타오 국가주석간 정상회담이 22일 열리기 못하게 됐다"는 소식을 일본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긴급뉴스로 타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정부 관계자는 "일본정부는 고이즈미 총리와 후진타오 국가주석간 회담 개최를 위해 중국측과 최종 조정 작업을 벌였으나 중국측으로부터 이날 오전까지 이에 대한 확약이 없어 사실상 이날 회담 개최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이즈미 총리는 23일 수마트라 해안의 지진 및 해일 최대피해지인 반다아체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회담이 열린다면 23일 저녁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통신>도 이같은 소식을 속보로 다루며 "중-일 정상회담 개최를 23일이후로 재조정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영국의 <로이터통신>은 22일 오전 11시20분발 기사에서 호소다 관방장관이 이날 오전 각료회의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일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 "회담이 열릴지 안열릴지를 포함해 일정과 내용 등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해, 중-일회담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일본언론들은 그러나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22일 중-일 정상회담' 개최를 기정사실화하며, 이날 회담에서 중-일 화해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을 했었다. 반면에 <신화통신> 등 중국언론은 중-일 정상회담 개최 관련 기사를 일절 다루지 않아 일본언론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마이니치 신문> 보도에 따르면, 21일 밤 중-일 외상은 전화통화를 갖고 정상회담 문제를 논의했고 이와 별도로 중-일 국장이 만나 정상회담에서 다룰 의제 등을 논의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22일 회담 개최가 결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국제무대서 아시아 패권 향방을 과시?**

22일 중-일 정상회담 개최 결렬은 일본측에게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중-일 정상회담 개최는 일본이 먼저 제안하고 성사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던 사안이기 때문이다.

특히 반둥회의 50주년을 기념해 아시아-아프리카 40개국의 수뇌를 포함해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등 9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기구가 참여한 아시아-아프리카 최대 회의에서 공개리에 일본의 제안을 중국이 묵살한 것은 상당히 고의적인 게 아니냐는 것이 일본측 반응이다. 요컨대 중국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제3세계 국가들 앞에서 향후 패권질서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를 각인시키려 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23일이후 중-일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중국이 그동안 일관되게 일본에게 요구해온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중단 요구를 재차 언급함으로써 일본을 궁지에 몰아넣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1년 10월 중국을 방문한 고이즈미 총리에게 장쩌민 당시 국가주석이 야스쿠니 신사참배 중단을 요구한 이래 2002년 10월 또다시 멕시코 정상회담에서 신사참배 중단을 요구했으며, 후진타오 국가주석도 지난해 10월 타이 정상회담에서 신사참배를 간접 비판한 데 이어 다음달 11월 칠레 정상회담에 직접적으로 참배중단을 요구하는 등 집요하게 신사참배 중단을 요구해왔다.

과연 23일이후 중-일 정상회담이 열릴 지, 회담이 열린다면 회담에서 어떤 얘기가 오갈 지, 세계의 시선이 지금 자카르타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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