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4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목표치(8%)보다 크게 높은 9.5%에 달하고 수출은 전년동기보다 34.9%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나자, 사상최악의 무역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이 즉각 중국에 대해 위안화 절상을 강력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은 위안화 절상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모든 중국제품에 대해 27.5%의 보복관세를 매기는 강도높은 '대중 보복법' 가동을 경고하고 나서,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미의회 "모든 중국제품에 27.5% 보복관세 매기자"**
슈마 미 상원의원(민주당)과 그레험 상원의원(공화당.남캘리포니아주)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보복관세 입장을 밝혔다.
슈마 의원은 "중국이 부당하게 위안화를 조작하고 있는 사실이 명백해졌다"고 중국을 비난한 뒤 "이 문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한층 커다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험 의원도 "중국이 위안화를 부당하게 낮게 유지하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이 상-하 양원에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다"며, 현재 미 상원에 상정돼 있는 '대중 보복법안'이 통과될 것임을 확신했다. 대중 보복법안은 중국이 위안화 절상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슈퍼 301조'를 동원해 모든 중국제품에 대해 일괄적으로 27.5%의 보복관세를 매기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두 의원은 대중 보복법안이 늦어도 의회가 여름휴가에 들어가는 7월27일 이전에 채택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법안은 현재 35명의 여야 의원이 공동발의한 상태다.
이들은 "미국의 중요한 제조업이 부정한 중국의 환율정책으로 위협받고 있다"며 "안전보장상 중요한 조치라면 이는 일방적인 제재조치를 금지하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룰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대중보복법의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위안화가 현재보다 25~40% 평가절상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미정부 "중국, 보복법 통과전에 위안화 절상하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표를 의식한 의원들의 압박이 거세지자, 지난 2년간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면서도 '슈퍼 301조 가동' 등의 극한적 조치에는 반대해온 미 정부 태도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 무역대표부의 리처드 밀스 대변인은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의회 요구가 일으키고 있는 관심에 주목하고 있다"며 "우리는 의회 요구를 새롭게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밝혀, 앞으로 의회의 대중보복법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전날인 19일 스노우 미 재무장관이 미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 "미 정부의 국제경제정책중 중국의 위안화 개혁이 최우선 과제"라고 의원들의 주장에 동의를 표하면서도, "환율문제를 슈퍼 301조로 다루는 것은 적합치 않다. 현재 중국은 보다 유연한 환율제도를 채용하는 준비를 이미 진행중"이라고 답했던 것과 뉴앙스를 달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같은 미정부의 태도 변화는 의회가 대중보복법안을 통과시켜 극한적 미-일 무역전쟁이 발발하기 전에 중국측이 신속히 위안화 절상을 단행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미국과 동시에 유럽연합(EU)에서도 중국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 발동을 검토하기 시작하는 등, 중국에 대한 서방의 압박공세가 가중되고 있어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세계경제전문가들은 만약 끝까지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거부하고, 이에 따라 미국-유럽이 보복조치에 들어갈 경우 세계경제는 급속히 보호주의 기류가 확산되면서 심각한 혼란상태에 빠져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통상적으로 중국정부가 환율정책 등 경제에 미칠 파장이 큰 경제정책을 황금연휴가 시작되는 5월말과 10월말 단행됐던 점에 주목하며, 과연 중국의 액션이 5월초 나올 가능성을 점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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