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4분기 실적 '예상밖 저조'에 증시 실망

삼성전자, "높은 원가경쟁력으로 향후실적 호전 기대"

15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1.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보다 저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9백40선으로 주저앉는 등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 등 3대지수가 연중 최저치로 동반폭락하며 미국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표출된 데 이어, 국내간판기업인 삼성전자의 실적이 실망을 안겨주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위기감도 증폭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 매출 0.6% 감소.영업이익 시장기대치 하회**

삼성전자는 이날 지난 1.4분기 매출은 지난해 4.4분기보다 0.6% 감소한 13조8천1백2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출이 지난해 4.4분기보다 4억달러 많은 1백11억달러에 달했지만 원화 강세로 원화기준으로는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1.4분기 영업이익은 2조1천4백99억원으로 휴대폰과 낸드플래시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전기 대비 40.3%가 증가했으나, 지난해 4.4분기에 7천억원에 달하는 대규모의 특별상여금이 지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1천억원 가량 줄어든 것이다. 시장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5천억원이었다.

또한 영업이익률은 16%으로 전분기 대비 5%포인트 상승했으나, 순이익은 1조4천9백84억원으로 전기 대비 17.9%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출자한 삼성카드에 대한 대규모 충당금 설정으로 지분법 평가 손실이 확대된 탓이다.

***휴대폰이 최대 효자**

그나마 이 정도 실적을 내는 데 기여한 것은 휴대폰이었다.

정보통신 부문은 휴대폰 판매가 사상 최대규모인 2천4백50만대에 달하면서 지난해 4.4분기보다 12% 늘어난 4조8천3백94억원의 매출을, 영업이익은 4백67%나 증가한 8천4백5억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영업이익률은 17%로 높아져, 지난해 4.4분기 IR때 회사측이 제시했던 영업이익률 15%를 상회했다. 특히 고가모델인 블루블랙폰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 4.4분기보다 13% 줄어들면서 전체 영업이익은 정체를 보였다. D램의 계절적 비수기로 가격이 떨어졌고 원화강세 영향을 받아 반도체 부문 매출은 지난해 4.4분기보다 6% 줄어든 4조4천7백56억원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은 13% 줄어든 1조3천8백51억원으로 나타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30%대의 견조세를 유지했다.

LCD부문은 지난해 4.4분기에 이어 소폭의 흑자를 이어갔다. LCD 부문 매출은 1조8천9백83억원으로 지난해 4.4분기보다 3% 가량 줄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백31억원으로 지난해 4.4분기보다 소폭 증가하면서, LG필립스LCD가 1천3백50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인 반면 삼성전자는 흑자를 지속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1.2%에 그쳤다.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일부 중저가제품의 단종과 비중 축소 등 구조조정의 결과로 매출이 전분기 대비 13.8% 하락한 1조6천5백85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도 4백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생활가전 부문은 지난해 4.4분기보다 4.1% 증가한 7천8백5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1백3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전분기보다는 줄었지만 적자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시장, "기대치 밑돌아 실망"**

주우식 삼성전자 IR팀장은 "어려운 경제여건하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정체를 보였지만 원가경쟁력을 보여주는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 확실하게 드러났다"면서 "LCD 7세대 라인 본격 가동과 DMB서비스 상용화 등의 신성장기반 확보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삼성전자측 설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실적이 당초 예상치를 밑돈다는 점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 종합주가지수는 11시10분 현재 전날보다 7.16포인트 하락한 9백46.76을 기록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