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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양심'이라는 워렌 버핏 너마저..."

세계 최대보험사 AIG와 불법거래 혐의로 검찰 조사

빌 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사 회장(4백65억 달러)에 이어 세계 2위의 부자(4백40억 달러)면서도 '기업윤리 전도사'로 '월가의 양심'으로 존경받아온 워렌 버핏이 세계 최대 보험사 AIG와 불법거래 의혹으로 뉴욕검찰과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조사를 받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버핏,AIG와의 불법거래 사전인지 혐의로 명예 실추 위기**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11일(현지시간) "워렌 버핏이 이날 다섯시간에 걸쳐 뉴욕 SEC에서 조사를 받았다"면서 "조사가 끝난 뒤 버핏은 '자기가 아는 모든 것을 진술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현재 버핏은 검찰과 SEC로부터 불법거래 혐의자가 아니라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올해 74세가 되도록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된 적이 없을 정도로 깨끗한 이미지를 가진 버핏이 의혹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 자체가 월가를 비롯해 '투자의 현인'으로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보여왔던 재계인사들은 충격에 휩싸여있다.

버핏이 연루된 혐의는 그가 최고경영자로 있는 투자지주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계열사 '제너럴 리'가 AIG와의 재보험 거래를 통해 AIG의 변칙적인 장부 처리에 개입한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AIG는 지난 2000년 4분기(10∼12월)와 2001년 1분기(1∼3월) 제너럴 리와의 한정보험상품 거래를 통해 보험료로 5억 달러를 받았으나, 손실위험이 거의 없을 경우 '사실상 대출'에 해당돼 부채로 기재해야 한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매출로 계상해 재무실적을 부풀렸다.

AIG는 이같은 수법으로 다른 재보험사들과의 거래까지 포함해 모두 17억달러 규모의 회계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발각돼 수정 회계보고서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

이미 38년간이나 AIG를 이끌며 세계 보험업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군림해오던 모리스 '행크' 그린버그는 이같은 불법거래를 알고 있었다는 혐의로 사정당국의 압박이 가해오자 즉각 AIG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사퇴했다. AIG도 불법거래를 시인했다.

그러나 버핏은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 1월 "버크셔는 돈을 잃을 여유는 있어도 명성을 잃을 여유는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또 버크셔측은 "버핏 회장이 제너럴 리 경영진으로부터 AIG와의 거래내용에 관해 사전보고를 받았음을 입증하는 e-메일과 메모가 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이는 로널드 퍼거슨 당시 제너럴 리 최고경영자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언론에 흘린 것이며 완전한 날조"라고 반박하고 있다.

***'부시 재선' 반대 따른 표적수사설도**

그러나 월가의 눈은 버핏에 더 쏠려있다. 불법거래에 연루된 의혹으로 사법처리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미 명예가 상당히 손상됐다는 점에 크게 안타까워 하고 있는 것이다.

버핏은 기업가치에 바탕을 둔 정석 투자와 윤리와 정직을 강조하는 경영철학을 주창하면서도 세계 2위의 거부이자 자산 4천억 달러가 넘는 버크셔 해서웨이를 일궈내 그가 살고 있는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시에서 연유된 '오마하의 현인'을 비롯, '월가의 양심' '윤리경영의 전도사' '투자의 살아있는 전설' '가치투자의 달인' '투자의 신' 등이라는 찬사를 받아왔다.

특히 지난 99년말 '신경제'에 따른 미국 주식시장 거품붕괴를 경고하는 통찰력과 지난 2001년 '엔론 사태' 등 미국 기업계를 뒤흔든 일련의 분식회계 소용돌이 속에서도 따끔한 충고로 미국 경영자들의 귀감이 되어 왔다.

해마다 오마하에서 열리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정기주주총회는 이날 공개하는 버핏의 투자지침 서한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CEO 등 수만명 몰려들어 '버핏 교주를 모신 투자자들의 축제'를 연출해 왔다 .

버핏에게 자문을 구하는 CEO들 중에는 빌 게이츠를 위시해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제프리 이멜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몬, 제록스의 앤 멀캐히, 월트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 등 스타 CEO들이 즐비하다.

지난 2003년 미국 경매업체 이베이는 버핏과의 점심식사 기회를 25만달러에 경매하기도 할 정도다.

그런 그가 이번 사정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이익을 챙기기 위해 불법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파렴치한 기업인'으로 낙인 찍힐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때문에 월가 일각에서는 버핏이 지난해 대선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 거액의 정치자금을 민주당 후보에게 기부했다는 사실 때문에 '표적 수사'를 당하고 있다는 음모설도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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