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등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하는 국가가 유엔 전체 가입국 1백91개국의 60%를 넘는 1백19개국으로 급증, 일본의 '오는 9월 상임이사국 진출 계획'은 사실상 완전 좌절됐다.
***일본 가입 반대 119개국으로 급증, 일본 쇼크**
일본을 비롯한 독일 인도 브라질 등 이른바 G4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하는 '합의를 위한 단결'(Uniting for consensus) 모임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루스벨트호텔에서 개최됐다.
한국과 이탈리아 파키스탄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중견국가' 10여개국이 주축을 이룬 이날 모임에는 현재 총 1백19개 국가와 기관이 출석, 일본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반면에 우리 정부는 이날 모임을 한-일 외교전쟁에서의 '승리'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당초 우리 정부는 유엔 가입국 1백91개국 가운데 최소한 64개국만 확보하면,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저지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이번 모임에 70~80개국 참석을 목표로 그동안 모임 주최국인 이탈리아 등과 손을 잡고 치열한 외교전을 펼쳐왔었다.
따라서 이날 1백19개국 참석은 당초 목표를 크게 초월하는 경이로운 성과로, 이로써 일본의 오는 9월 상임이사국 진출 야망은 완전히 좌절된 것으로 우리 외교부는 평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말 일본-독일-인도-브라질 등 G4가 주최한 모임에는 미국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을 비롯해 1백30개국이 참석했었으나, 이날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상당수 국가가 이탈해 '반대모임'에 참석함으로써 일본의 역사왜곡과 영토분쟁 촉발이 결정적 악재로 작용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산케이> 미국에 배신감 토로, "미.중이 반대파에 힘 실어줘"**
커피를 마시면서 협의를 한다는 뜻에서 '커피클럽'으로도 불리는 이날 모임에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의 왕광야 유엔대표부 대사와 최근 일본과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인위적 안보리 확대 시한' 설정에 제동을 건 미국 유엔대표부 공사도 참석해 일본에게 결정적 외교 패배감을 안겨주었다.
또한 모임 주최국인 이탈리아에서는 피니 외무장관이 직접 참석함으로써 일본-독일 등의 상임이사국 진출 저지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유엔총회 연설 등을 통해 일본 상임이사국 진출에 일관되게 반대입장을 밝혀온 북한 측도 참석했다.
이날 참가국 대표들은 유엔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회원국간 사전합의'를 토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와 관련, 그동안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기정사실화해온 일본의 극우 <산케이 신문>은 12일 "미국과 중국 양국이 잇따라 합의 없는 성급한 개혁 추진에 반대를 표명한 직후인 만큼, 이번 모임이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며 초초감을 드러냈다. <산케이>는 이어 "지역의 경쟁국끼리의 이해가 정면에서 충돌하는 상임이사국 확대를 둘러싼 합의 형성은 불가능하다"면서 "이 모임의 목적은 상임이사국 확대 움직임을 저지하는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이 좌절됐음을 시인했다.
이에 앞서 지난 6~8일 행해진 유엔 개혁에 관한 총회에서 중국과 미국은 각각 "인위적인 기한 설정이나 합의 없는 미완성의 제안을 투표로 결정하는 것에는 찬성할 수 없다"(중국의 왕광야 유엔 대사), "인위적인 기한을 마련하지 않고 폭넓은 합의 아래에서 추진하고 싶다"(타힐켈리 미 국무장관 고문) 등 미국과 중국이 모두 9월을 시기를 못박는 것에 반대했다.
<산케이>는 이와 관련, "이같은 태도는 '일본에 대한 견제'(중국), '유엔에의 불신감'(미국) 등 각각 다르다고는 해도, 결과적으로 '합의를 위한 단결' 그룹에 힘을 실어주게 됐다"며 우회적으로 '믿었던 미국'의 배신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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