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해 역시 믿을 만한 것은 ‘돈’밖에 없다.”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상목표로 삼고 있지만 최근 미국의 발빼기 등 국제사회의‘불길한’ 움직임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일본이 ‘표밭 다지기용’으로 또다시 ‘돈’에 목매다는 분위기다. 중남미에 처음으로 정부개발원조(ODA)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게릴라 직업훈련까지 해주기로 했으며, 아프리카의 수단에는 1억달러의 복구 자금 제공을 결정했다.
***日 중남미에 처음으로 ODA 지원, 게릴라에겐 직업훈련도**
11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10일 국내 분쟁과 정정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콜롬비아, 아이티, 과테말라 등 중남미 3국에 ‘평화 구축 및 정착 지원외교’란 명목으로 ODA를 지원키로 결정하고, 고이즈미 총리가 11일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이같은 방침을 표명키로 했다. 일본은 동티모르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에서 평화구축지원명목의 ODA를 실시한 바 있으나 중남미에서 개발원조지원을 하기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은 ODA 이외에도 콜롬비아에서는 기존에 실시해온 피난민에게의 식량지원에 더해 투항 게릴라 전투원에게는 일시금(보상금)을 지급하거나 직업 훈련 및 사업 지원도 실시할 계획이다. 아이티에서도 연말 실시 예정인 대통령 선거가 공정하게 실시될 수 있도록 인적-자금 지원을 할 방침이며, 반군내 투항병들에게는 직업 훈련 실시도 검토키로 했다. 과테말라에서는 빈곤 및 인권 문제에 치중키로 하고 피난민의 재정원조, 문맹퇴치를 위한 교육 보급, 농촌 개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프리카 수단엔 1억달러 복구자금 제공 **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일본의 '돈 뿌리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21년에 걸친 내전이 종료된 아프리카 수단에도 지뢰제거, 피난민 귀국 지원, 무장세력의 사회복귀 촉진 등을 위해 총 1억달러의 복구 자금을 제공키로 결정했다. 수단에 대한 일본의 자금지원은 92년 이후 수단의 인권침해에 항의해 긴급-인도지원 목적 이외에는 중단돼 왔다.
아이사와 이치로 일본 외무성 부대신이 11일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수단 지원국 회의에서 이같은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는 약 60개국이 참석하고 유엔은 향후 1년간 내전으로 인프라가 거의 무너진 수단의 복구 경비를 약 20억 달러로 추계하고 있어서 상임이사국을 노리는 일본으로서는 자국의 ‘국제지원노력’을 어필할 좋은 기회인 셈이다.
고이즈미 총리도 아울러 오는 22일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아프리카 회의(반둥회의) 50주년 기념 정상회의에서 이러한 수단 지원을 중심으로 하는 대아프리카 지원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日, “상임이사국 진출위해 믿을 것은 역시 ‘돈’”**
이같은 일본 정부의 중남미-아프리카 지원책은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이와 관련, “중동-아프리카 정세를 좌우하는 수단 평화에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아프리카 중시 태도’를 각인시키는데 적극적인 관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이번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상임이사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유엔 회원국 1백91개국 가운데 3분의 2에 해당하는 1백28개국 이상의 지지가 필수적이며 중남미-아프리카국 가운데서는 상임이사국 진출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국가들이 적어 물질적 지원에 따라 지지입장을 결정할 가능성이 커 일본으로서는 집중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는 지역들이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임이사국 진출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상임이사국 중국이 교과서 왜곡 등을 계기로 일본의 진출에 강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고, 믿었던 미국마저 한국-중국 등의 반발을 의식해 한걸음 발을 빼는 양상이어서 '돈의 힘'을 앞세운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 시도가 성사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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