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94년에 北미사일기지 선제공격 시뮬레이션

<산케이> “선제공격 법적 문제 없어” 주장하기도

일본은 1994년 북한의 미사일 기지를 선제공격하는 작전을 검토했으며, 실제로 전투기를 통한 공격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던 사실일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日, 94년 北미사일기지 선제공격작전 검토**

8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1차 북핵위기 당시인 1994년 일본 방위청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저지할 유효한 수단이 미사일 기지를 ‘선제공격’하는 것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 작전을 검토했으며 항공 자위대 소속 전투기에 의한 공격 시뮬레이션도 실시했다.

항공 자위대는 당시 모의훈련결과 “능력은 없지만 공격을 하려고 하면 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를 했으나, 방위청은 “능력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검토 내용을 일절 밝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선제공격을 검토하고 공격 시뮬레이션까지 시행했던 시기는 북한이 1993년 5월 일본 노도 반도 앞 동해를 향해 중거리탄도미사일 노동 1호 발사실험을 실시하고 북한의 핵개발 관련 정보가 엇갈려 북-미 핵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시점이었다.

일본 방위청은 이러한 상황을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현실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 93년말부터 94년까지 육해공 막료감부에 극비리에 ‘유효한 방책이 있는지’를 검토케 했다.

이에 대해 육상막료감부와 해상막료감부는 ‘능력 없음’이란 보고를 했으며 항공막료감부도 ‘공격 능력은 없다’고 회답했으나, 보고에 앞서 어떤 공격이 가능한지에 대해 검토한 구체적인 내용도 보고했다.

***전투기 공격 시뮬레이션도 실시**

당시에 시행된 작전 시뮬레이션은 북한 해안에 인접한 미사일 기지에서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상황’을 가정하고 항공자위대의 F4요격전투기와 F1지원전투기가 이시카와현 고마쓰 기지와 돗토리현 미호 기지에서 북한을 향해 출격하도록 했다.

미군은 이와 관련해 목표물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북한의 지상레이더를 교란하는 가운데 출격한 항공기들이 고고도로 접근해 저고도에서 미사일 기지를 공격한 후 다시 고고도로 이탈하는 ‘하이-로-하이’ 방식을 사용했다.

훈련 결과 “적지까지 폭탄을 운반해 폭격할 능력은 있으나 항공자위대의 정보수집능력과 전자전 능력 등이 조직적이고 유효한 공격을 확실히 수행할 수 있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아울러 전투기가 연료 부족에 처했을 경우에는 한국내 미군 기지에 착륙하거나 동해에 기체를 버리고 조종사는 긴급탈출토록 했으며 해상자위대 함정이 이 조종사를 구출하는 방법도 검토했다.

***日정부 “적 기지 공격 자위권 범위 내”, <산케이> “선제공격 법적 문제 없어”**

일본 정부는 자위대에 의한 이러한 ‘적지 공격’에 대해 “유도탄 공격을 받을 경우 앉아서 자멸하는 것은 헌법의 취지가 아니기 때문에 (적의) 유도탄기지를 공격하는 것은 자위권의 범위 내”라는 통일견해를 갖고 있어 “법적으로 이러한 선제공격이 아무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내렸다고 <산케이>는 덧붙였다. 일본 평화헙법의 전수(專守)방위 조항을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는 셈이다.

방위청은 그러나 이 검토 내용과 결과에 대해서는 대외적으로 “적지 선제 공격 능력 유무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으며 외국에 대한 공격은 미군에 기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케이>는 또 “항공자위대는 현재 F4보다 항속거리가 긴 F2지원전투기를 보유하고 있고 주력전투기인 F15와 F2는 미군지원에 의한 공중급유를 받을 수 있는 등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덧붙여, 언제든지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이 가능한 상황임을 시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