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주미대사가 지난 2001년 구입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별장 등 자신의 재산내역의 얼개를 미리 공개했다. 이달말 관보에 공개될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을 앞두고 일부 언론이 취재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한 사전진화적 성격이 짙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홍석현 대사 "내 재산 7백~8백억쯤 될 것"**
홍 대사는 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한국 특파원들을 만나 재산신고를 화제로 환담을 나누던 중, "정주영 창업주가 돌아가시고 1백일쯤 되었을 때 정몽헌 회장(2003년 자살)이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하지 않고 아는 사람에게 팔아달라고 내놓았는데 그 사람이 내게 별장구입을 제안했다"며 "처음엔 살 마음이 없었지만 정주영씨 별장이라 한번 보고 싶어 갔다가 너무 좋아 그날 바로 샀다"고 밝혔다.
고 정주영 회장의 별장은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의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지는 지점의, 다산 정약용 선생의 묘소 바로 뒤에 위치하고 있으며, 3만여평의 광활한 임야에 1백평 규모의 건물이 있고 주위의 자연풍광이 빼어난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 대사는 "사실 정 창업자가 아끼던 땅이어서 사실 나한테 팔면 안되는 거였지만 당시 몽헌씨가 어려울 때였다"며 "나중에 정씨 형제들이 (고 정몽헌 회장 부인인) 현정은 현대 회장에게 '왜 그 별장을 팔았느냐'고 몰아붙였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홍 대사는 매입가격과 관련해선 "강남의 큰 아파트값 하나 정도의 가격에 샀다"며 구체적 가격을 밝히진 않았다.
홍 대사는 이어 "별장 지역은 그린벨트에 상수원 보호구역까지 겹쳐 있어 개발은 절대 안되는 땅이므로 재산 증식이나 투기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며 "위장전입과도 상관이 없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사는 보유 재산 규모와 관련해선 "주식은 중앙일보사 주식을 비롯해 비상장 주식이 많고 상장회사로는 삼성전자 주식을 갖고 있으며, 부동산은 대부분 선친(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이 물려준 것이고 내가 매입한 것은 정주영 창업주 별장이 유일하다"며 "7백~8백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행정부 가운데 내 동생(홍석조 광주고검장)이 1위였는데 이제는 내가 공직자 가운데 1위가 될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홍석조 고검장은 지난번 재산신고때 2백74억7천만원을 신고했었다.
***일부 경쟁언론사 사전취재 경쟁**
홍 대사의 이같은 사전 재산공개는 특파원들과 환담을 나누는 과정에 자연스레 나온 것이나, 언론계에서는 이달말 예정된 홍 대사의 재산공개를 앞두고 일부 언론이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한 사전진화적 성격이 짙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2월15일 주미대사에 임명된 홍 대사는 이미 재산을 신고했으며 현재 검증절차가 진행중으로 이달말 관보에 그 내역이 공개될 예정이다.
일부 언론은 이에 이미 홍 대사의 재산내역 및 병역 등에 대한 사전취재를 진행중이며, 특히 <중앙일보>의 모 경쟁신문사 산하 월간잡지사측은 홍 대사에게 병역 관련 확인요청서를 발송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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