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해외부동산 투자가 전면허용되고, 국내법인의 외국 호텔, 골프장 투자 규제도 대폭완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방침은 가뜩이나 문제가 되고 있는 해외부동산 투기를 정부가 앞장서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과 우려를 낳고 있어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 부총리, "개인 해외부동산 매입규제 대폭 완화"**
한덕수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일 정례브리핑 뒤 가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외환위기 이후 외국에 투자하자는 이야기를 아무도 안했다"며 "지금은 그걸 해보자는 것"이라면서 이같은 해외부동산 투자규제 대폭 완환 방침을 밝혔다.
한 부총리는 앞서 정례 브리핑에서도 "외환보유액이 많이 쌓였을 때 국내 기업.개인이 해외로 나가 국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해외투자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한 부총리는 "해외에 공장을 사는 것도 바람직하고 호텔이나 골프장, 음식점 등을 사들이면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해외에 나가서도 우리나라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니 좋을 것”이라며 “해외투자는 리얼섹터 쪽에서 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투자분야도 예시했다. 한 부총리는 또 "좀 더 적극적으로 하자면 외환보유고를 은행에 예탁해서 외화대출과 같은 것을 모두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진동수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은 이와 관련,“현행 개인의 해외투자는 1백만달러로 제한돼 있고 해외에서 2년 이상 체류할 때만 주거용으로 30만달러 한도 내에서 해외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다”며 “이 규정은 199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시대변화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일부 개인사업자들로부터 ‘매출액의 30% 이내에서 해외투자를 할 수 있다’는 규제 때문에 외국 골프장이나 휴양시설을 사들이기 어렵다는 민원이 제기돼 실태를 조사중”이라고 밝혀, 이같은 결정이 '민원의 산물'임을 밝히기도 했다.
재경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선진 통상국가 추진과제'를 오는 6일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서 보고한 뒤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가 '해외부동산투기' 조장하나**
하지만 이같은 재경부의 '해외부동산 투자 전면 허용' 방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가장 큰 우려는 가뜩이나 심각한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국내유한층의 '해외부동산 투기'가 더욱 급증할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유한층은 불법적으로 돈을 빼내, 미국-중국 등 곳곳에서 대대적 부동산투기를 해 현지부동산값을 기형적으로 끌어올리는 등 각종 부작용을 낳아왔다. 이런 마당에 정부가 해외부동산 투자를 전면허용함에 따라 앞으로 해외부동산 투기를 위해 빠져나가는 돈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아울러 전세계의 부동산거품이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보고서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자칫 정부의 이같은 해외부동산 투자 지원정책은 해외부동산 투자의 초대형 부실화를 초래하면서 재앙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시장에서는 왜 정부가 내놓는 정책이라는 것이 예외없이 부동산 정책인가에 대해 강한 의혹의 눈길을 던지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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