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주가조작' 혐의 헤르메스 현지조사

"삼성물산 주가조작 결론 내려지면 검찰에 고발"

외국계 자본의 투기적 행태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영국계 헤르메스 자산운용의 삼성물산 주가조작 여부 조사를 위해 이례적으로 현지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금감원, "헤르메스, 주가조작 결론시 검찰 고발"**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사2국 최병용 조사2팀장 등 직원 4명이 지난 14일 헤르메스 본사가 위치한 영국 런던을 방문, 헤르메스 관계자들을 상대로 대면조사를 벌인 뒤 19일 귀국했다.

현지조사는 금융정보 제공을 금지하는 금융실명법의 제약으로 현지 금융당국의 협조를 얻어야만 할 수 있는 금융감독원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강도높은 조치여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금감원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가를 감지케 하고 있다. 이번 조사도 영국 금융감독원(FSA)의 협조로 성사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03년 3월 외국에 계좌를 개설한 뒤 국내 증시에서 활동하는 `검은머리 외국인`의 불공정거래 조사를 위해 홍콩 금융당국의 협조를 받아 최초로 현지조사를 벌인 이후 2년만에 처음이다.

금감원은 이번 현지조사에서 헤르메스가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삼성물산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을 흘린 뒤 보유주식을 전량 처분한 경위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헤르메스측는 지난해 12월1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삼성물산이 외국인 투자자들에 의해 적대적 M&A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삼성물산 주가가 폭등한 지 이틀만에 보유중인 삼성물산 주식 7백77만2천주(5%)를 주당 평균 1만4천6백4원에 전량 매각했다.

금감원은 '헤르메스가 삼성물산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날 경우 검찰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