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핵개발의 아버지’인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북한의 핵무기는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사용가능’한 수준이라는 증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증언은 한국 당국의 평가와는 배치되는 것이나, 미국 CIA(중앙정보국)는 지난달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밝힌 것은 칸 박사의 증언에 기초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칸 박사, “北, 미사일탑재가능 핵무기 보유.” 北핵개발 과학자로부터 들어**
16일 일본 지지(時事) 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핵개발을 진두지휘해 왔던 칸 박사가 파키스탄 군 당국의 조사를 받던 중“북한의 복수의 핵개발 과학자로부터 북한은 ‘사용 가능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증언을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15일 밝혀졌다.
칸 박사는 지난해 2월 파키스탄의 핵기술을 북한 등 해외에 이전한 것을 인정한 뒤 현재 수도 이슬라마바드 자택에 연금돼 있으면서 군 당국의 조사를 받아왔으며, 이같은 조사 내용은 미국 정부에 이미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칸 박사는 이러한 정보를 연금을 당하기 수개월전에 얻었다고 증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핵탄두의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서도 “탑재할 수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핵무기 숫자는 최소한 1개 이상”이라고 명백히 밝히며 “보관장소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당국 평가와 상반. 美CIA, 北핵미사일 능력 시사한 바 있어**
칸 박사의 이같은 증언은 한국 당국이 그동안 밝혀온 내용과 배치되는 것이라 주목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북한의 핵무기 및 미사일 기술 수준에 대해 ‘핵무기를 만들었더라도 제2차 대전 때 수준으로 너무 커서 미사일에 탑재해 발사할 수 있는 기술은 아직 못 갖춘 것’으로 평가했었다.
윤광웅 국방장관도 북한의 기술 수준과 관련 “북한은 미사일에 핵 탄두를 탑재할 기술이 없기 때문에 비행기 투하방식밖에 개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어 국정원의 평가와 맥을 같이했다.
하지만 이같은 우리 정부 당국의 평가는 칸 박사의 증언과는 상반되는 것으로 미국 CIA의 평가와도 엇갈려 발언 당시 그 차이점이 주목됐었다.
포터 고스 CIA 국장은 지난달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북한의 탄두를 소형화하는 핵기술을 언급하지는 않으면서도 “북한의 미사일은 핵무기급 탄두를 탑재한 채 미국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혀 미묘한 차이를 보였었다. 하지만 이같은 고스 국장의 증언은 미국이 파키스탄으로부터 북한의 핵무기 및 미사일 능력에 관한 칸 박사의 증언을 확보한 뒤에 나온 것이라 보다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이같은 정보를 받지 못했다면 한-미간 정보 공유에서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국은 북핵문제에 대한 정보 공유를 주장해 오면서도 칸 박사의 증언 등 주요 정보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에 완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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