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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의 '일요일 盧방문 결례' 메시지는?

[기고] 한-미동맹 격변의 전주곡인가, 예의주시해야

부시 행정부의 “외교적 에비타”로 불리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19~20일 양일간 한국을 방문한다. 부시 2기 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 취임한 이래 동맹국 한국에 대한 첫 공식 방문이다.

***라이스 '동아시아 3국 순방'의 메시지**

라이스의 이번 동북아 지역 순방일정을 보게 되면, 평소 “힘을 통한 미국외교”를 역설해 왔던 그녀답게 라이스 국무장관을 상징하는 몇 가지 외교적 원칙과 소신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

첫째, 라이스 국무장관은 클린턴 행정부 당시 같은 여성 국무장관으로 활약했던 메들린 엘브라이트와는 달리 '동맹외교의 복원'에 힘을 쏟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클린턴 행정부의 동북아 외교가 냉전의 동맹국이었던 한국과 일본을 건너뛰어 중국을 외교적 중심지대에 올려놓았던 것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여 준다. 그녀의 동북아 방문일정이 일본, 한국, 중국순으로 짜여진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둘째, 라이스의 방문 순서는 9.11 이후 미국의 동북아 동맹외교의 핵심지대는 역시 '일본'이란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미국이 유럽을 향한 대서양 전략의 교두보로 영국이란 섬나라를 선택하고 있듯, 동북아를 향한 태평양 전략의 전초기지로는 일본이란 섬나라를 중시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의 대유럽 정책이 주로 영국과 우선적으로 협의된다면, 미국이 동북아 문제를 상의하는 최우선적 국가로는 일본을 꼽고 있음을 반증한 것이다. 특히 일본과는 북핵문제를 포함하여 이 지역에서 발생되는 모든 국가적 지역적 분쟁문제까지를 가장 먼저 협의하고 논의할 수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 부분은 현재 우리의 영토인 독도문제가 일본의 의도적 영토분쟁의 국제문제화 시도 이래 우리가 가볍게 인식하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아니란 점에서 또다른 관찰을 요하고 있는 부분이다. 동맹국가 방문의 외교적 스케줄이란 그래서 중요하다.

셋째, 북핵문제 협상과 관련하여 '중국의 중재' 역할에 대한 미국의 기대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됨과 동시에, 북한을 6자회담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미-중간의 새로운 전략이 숙의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새로운 카드란 바로 후진타오 중국주석의 방북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내려는 미국측 전략으로서, 이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의사를 타진하는 기회가 이번 라이스 방중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다. 물론 일본,한국을 거치면서 조율된 북핵에 대한 한,미,일 3국간의 합의된 공동 메시지를 중국에 전달하면서 보다 강도 높은 중국의 대북압력도 요구하게 될 것이다.

테러와의 전쟁이후 중국과 새롭게 맺기 시작한 반테러동맹 관계는 북핵문제 해결에 관한 한 한-미동맹 못지않게 긴밀해지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부시행정부내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한 실망감이 솟아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라이스의 이번 방중이 북핵문제에 관한 한 중국의 역할에 더 이상 기대를 걸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게 만든다면, 북핵 해결을 위한 미-중간의 공조 불발은 한반도에 새로운 안보상황을 예시하게 될 것이다.

***일요일에 노대통령 방문하는 라이스의 '결례"**

넷째, 노무현정부의 외교력과 관련된 문제점으로서 참으로 높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라이스 국무장관의 일본과 중국의 방문 일정이 평일과 주중으로 잡혀있는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우는 휴일과 주말로 잡혀있다는 점이 외교적 관례에 비추어 볼 때 과연 어떤 의미로 해석되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라는 점이다.

특히 대통령도 아닌 일국의 국무장관이 한국의 국가 수반인 대통령을 휴일인 일요일에 예방한다는 이 기막힌 외교적 현실이, 어떻게 발생될 수 있었던 것인지 그 원인에 관심이 깊어진다. 이는 한미동맹의 현실이 얼마나 취약하고 불평등한 것인지를 단적으로 드러내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슬픈 외교적 현실이 미국외교의 오만함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우리 외교의 일천한 무지와 무능함에서 촉발된 것인지 그 의문도 커진다.

일국의 국무장관을 만나기 위해 휴일인 일요일에도 우리의 대통령은 쉬지 못하고 정상근무를 해야 하는 이 역사적 아이러니는 어떻게 짜여진 외교적 스케줄일까?

일국 국무장관의 일정에 우리 대통령의 스케줄을 맞추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우리 대통령의 스케줄에 라이스 국무장관의 일정을 맞추었을까?

이는 한중일 동북아 3국가운데서,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은 물론이고 정치적 이념을 달리한 공산국가인 중국의 지도자도 크로포드 목장에 초대받는 현실에서, 동맹국임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초대받지 못한 노대통령에 대한 미국의 시각이 단적으로 드러난 것은 아닐까?

그렇지 않으면, 참여정부의 외교력 부재 그 자체가, 동맹국가의 국격에 맞는 지도자의 예우조차도 받지 못할만큼 스스로 하향화시켰던 것일까? 4천7백만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고 있는 노대통령 이하 이 정부의 참여 인사들은, 이와 같은 외교적 현실이 대외적으로 우리나라의 국민주권을 어떻게 대변하고 있는지 그 의미를 알고 있을까?

이는 분명 부시- 노무현간의 한미관계가 정상국가간의 동맹관계가 아니라, '불균형적 동맹관계'로 빠져들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특히 북한과 중국 그리고 미군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한미간 이견이 고조되고 있는 현실에서 맞게 되는 이번 라이스 국무장관의 방한은 많은 점에서 긴장케 한다. 그것은 한미간 동맹관계가 이완되면 될수록, 미국의 동북아 정책과 북핵정책은 한국의 입장을 배제시킨 채 일방주의 정책을 펼치도록 유혹할 가능성이 높으며, 자신들의 정책이념에 맞지 않는 한국과는 복잡한 문제들을 상의하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곧 한국과는 형식적 동맹의 틀은 유지해 나가되, 지금과 같이 계속해서 실질적 동맹국가로서의 대우는 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며, 팍스 아메리카나의 항해에 동승하지 않는 나라는 어제의 동맹국이라 하더라도 오늘부터는 “손아래 파트너” 혹은 “한시적 동맹국”으로 전락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라이스의 3대 동맹원칙, '공통의 이해-위험-가치'**

우리 정부는 이번 라이스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간의 동맹관계에 대한 성격과 기능문제부터 명확한 입장정리를 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래의 한미동맹관계를 '평시동맹'과 '전시동맹' 중 어떤 동맹관계로 끌고 갈 것인지에서부터 시작하여, 공격적 동맹과 방어적 동맹, 한시적 동맹과 영구적 동맹, 양자 동맹과 다자 동맹, 일방적 책임동맹과 쌍무적 방위책임동맹 중 어떤 동맹관계로 끌고 나갈 것인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지난 11월 LA 발언과 미국의 주한미군 기능변경에 대한 군사적 의도를 전면 거부한 노대통령의 3.1절 발언을 보면서, 워싱턴의 네오콘들은 무슨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외교수장인 라이스 미국무장관은 어떤 충격을 받고 무슨 메시지를 갖고 방한하는 것일까? 그리고 미국이 받은 충격은 훗날 우리에게 어떤 외교적 충격으로 또다시 되돌아 오게 될 것인가?

라이스는 국무장관으로 취임하여 국무부내 최고 매파로 불리우는 볼튼을 유엔 대사로 지명한 이후 갖게 된 자신의 첫 방한에서, 혹시 북핵문제와 주한미군의 기능변경에 대한 한미간 이견이 더 이상 좁혀질 수 없다는 사실만 재확인하고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라크 개전당시 동맹국이었던 프랑스와 독일에 던졌던 미국의 최후 통첩성 발언을 우리 정부에게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떠나버린 것은 아닐까?“따라오려면 따라오라. 아니면 버리고 간다.”

물론 노-콘돌리자 회동이 끝나면 겉으로는 전례 없이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겠지만.

2004년 뉴욕의 글로브 출판사(Glove Press)에서 출간된 <네오콘 독본(THE NEOCON READER)>이란 책에는 라이스 국무장관이 쓴 '대통령의 국가안보전략'이란 짧은 글이 한편 수록되어 있다. 이 글에서 라이스 국무장관은 동맹의 3가지 조건으로 '공통의 이해(common interest), 공통의 위험(common danger), 공통의 가치(common value)'를 제시하고 있다.

과연 이같은 잣대에서 볼 때 라이스에게 지금의 한국은 지금 미국의 동맹국일까? 동맹국이라면 어떤 유형의 동맹국일까?

군복 스타일의 의상을 즐겨 입는 라이스의 방한을 우리가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또한 우리가 명확한 입장정리후 라이스를 맞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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