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기자본비율 12.09%로 사상 최고

ROA는 1%도 못돼, 수익구조 다변화 시급

국내 은행들의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BIS자기자본비율이 지난해 말 사상 최고치인 12%대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BIS비율의 질을 나타내는 기본자본비율은 처음으로 선진국 수준인 8%대에 진입했다.

***은행 자기자본비율 12.09%로 사상 최고**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잠정)은 12.09%로 전년말 11.16%보다 0.9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종전 최고 수준이던 2001년 6월말의 11.95%를 넘어선 사상 최고 수준이다.

이같은 은행의 재무구조 개선은 지난해의 사상최대 수익에서 비롯됐다.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9개 은행들의 위험가중자산은 4.2%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사상 최고 수준인 8조8천억원에 달했다.

특히 기본자본 증가분(9조5천억원)이 보완자본 증가규모(3천억원)를 크게 웃돌며 BIS자기자본의 질적 수준도 향상됐다. 기본자본은 후순위채 등 자본조달시 은행이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보완자본과 달리 배당을 제외하고 내부에 유보되는 자본으로,은행 순이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BIS비율의 질과 안정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 조흥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 신한은행, 한국씨티은행, 산업은행, 대구은행 등 12개 은행이 전년말 대비 BIS자기자본비율이 상승한 반면 수출입 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2003년말 14.41%에서 지난해말 12.86% 로 떨어진 것을 비롯해 제일은행, 부산은행,수협 등 7개 은행은 하락했다.

시중은행 가운데는 한미은행이 12.42%로 수위를 차지했고, 지방은행 중에서는 광주은행(11.81%), 특수은행 중에서는 산업은행(18.15%)이 각각 가장 수위를 차지했다.

***순이익 사상최대 8조8천억,ROA는 1%에도 못미쳐**

그러나 순이익의 질은 좋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40%가 비경상적 수익으로‘이연법인세차’ 1조2천억원, 자회사 평가이익 1조원, 투자유가증권 처분이익 1조4천억원 등 모두 3조6천억원에 달해 이를 뺀 경상적 수익은 5조2천억원으로 예년 수준과 비슷했다. 이연법인세차는 기업회계로 계산한 법인세가 세무회계로 계산할 때보다 커 향후 세무당국에서 법인세를 공제받을 수 있어 자산으로 잡는 것을 말한다.

이익 부문별로는 총이익(판매관리비를 빼기 전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자부문 이익이 26조6천억원으로 7.7%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비이자부문 이익(5조9천억원.총이익 중 비중 18.2%) 가운데 수수료 수익도 3조7천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8.8% 증가해 전년의 증가율 39.1%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총이익 중 수수료 수익 비중은 11.3%로 미국 상업은행 평균(27.7%)을 밑돌고 있다.

금감원은 "국내은행은 총이익 중 이자부문 이익의 비중이 81.8%나 돼 미국의 56.3%, 일본의 74.0%에 비해선 크게 높은 편이어서 수익구조가 여전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총이익증가율은 13.2%로 전년의 증가율 13.6%에 비해 다소 낮아졌다.

국내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각각 0.85%와 15.16%로, 전년의 0.17%와 3.41%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비경상적 이익 3조6천억원을 제외하면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1%로, 미국(1.38%)이나 영국(1.25%) 등 선진국 은행들에 비해 크게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