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배중인 김우중 전 대우회장을 2003년께 서울에서 만났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킨 프랑스 열차 제작업체 로르그룹의 로베르 로르 회장이 국내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주장을 강력히 시인하다가 몇시간뒤 번복해, 의혹을 짙게 하고 있다.
8일 밤 MBC <뉴스데스크>는 파리주재 특파원와 로르 회장 간의 전화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로르 회장은 인터뷰에서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1년반전(2003년 하반기)부터 김우중씨와 일했다. 그때 서울에서 만났다"고 <리베라시옹>과의 인터뷰 내용이 사실이라고 재확인했다.
로르 회장은 이어 "김우중씨와 하는 일은 공식적인 일이다. 사회보장(연금대상)에도 기록됐고 세금도 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SBS <8시 뉴스>에서도 로르사의 홍보책임자인 다니엘르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로르 회장의 김우중 서울 회동 주장과 관련, "최근은 아니고 조금 오래 전의 일이다. 어쨌든 리베라시옹의 기사는 모두 사실이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로르 회장 비서실측은 그러나 몇시간 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기자의 오해가 있었다. 로르 회장이 서울에서 김 전 회장을 만난 시점은 10년 이상전이었다"며 "이는 로르 회장이 밝히는 공식 입장"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비서실은 "<리베라시옹> 기자의 오해가 있었다. 로르 회장이 최근 몇년 사이 김 전 회장을 만난 장소는 중국과 유럽이었다"며 "며칠 안에 정정 기사가 리베라시옹이나 다른 매체에 보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르 회장의 이같은 발언 번복으로 '김우중 파문'은 일단 수면밑으로 가라앉을 전망이나, 그가 말을 바꾼 배경을 둘러싼 의혹은 한층 증폭되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로르 그룹이 현재 한국에서 사업을 추진중이라는 사실과 그의 발언 번복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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