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보험공단의 허술한 돈 관리, 복지부는 불구경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보험공단의 허술한 돈 관리, 복지부는 불구경만"

국고를 개인통장에 잘못 입금, 4년간 1만8천여건이나 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허술한 돈 관리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 4년간 국고로 환수돼야 할 진료비가 1만8천여 차례에 걸쳐 총 3억여원이 개인 통장에 잘못 입금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진료비 한 푼도 안 냈는데, 통장으로 9백만원 입금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실은 24일 "한 혈우병 환자의 제보로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의 관리 허술로 국고로 환수돼야 할 진료비가 개인 통장에 잘못 입금됐다"고 밝혔다.

고 의원실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004년 11월26일 혈우병 환자 최모(35)씨의 통장에 8백90여만원을 입금했다. 최씨가 약 석 달간 관절 치료를 위해 모 대학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것에 대해 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본인 부담금 환급금' 명목으로 입금한 것.

'건강보험 본인 부담금 환급금'이란 각 의료기관이 건강보험공단에 진료비를 청구하면 심사를 통해 부당청구 등으로 판단된 금액만큼을 환자 개인에게 다시 되돌려 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총 진료비 1백만원 가운데 30만원을 본인이 부담했는데, 진료비중 10%가 의료기관의 부당청구로 판단될 경우 환자에게 3만원을 되돌려주는 식이다.

하지만 최씨는 진료비를 전혀 납부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희귀ㆍ난치성 질환자 의료비 지원사업' 대상이어서 본인 부담금을 이미 모두 국가가 부담했던 것이다. 이 사업 대상자의 경우에는 보건소에서 본인 부담금을 후불 방식으로 고스란히 지급받기 때문에 본인 부담이 전무하다.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이 본인 부담금을 환급하면서 환자가 국고지원 대상인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최씨의 경우 진료를 받을 때마다 수차례에 걸쳐 이런 식으로 입금이 계속돼 왔다.

***지난 4년간 1만8천4백여건, 총 3억여원이 개인에게 잘못 지급돼**

복지부의 대응은 더욱 문제였다. 복지부는 이런 이중지급의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대책 마련을 서두르지 않은 것.

복지부가 고경화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희귀ㆍ난치성 질환자 의료비 지원사업'이 시작된 이후 올해 1월31일까지 총 1만8천4백24건 차례에 걸쳐 3억2천9백여만원이 이런 식으로 개인에게 잘못 지급돼 왔다.

특히 복지부는 이미 지난 4월에 이런 문제를 예상했으나 대책 마련을 계속 미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가 4월에 발간한 '2004년도 희귀ㆍ난치성 질환자 의료비 지원사업 지침'을 보면 "이 제도로 본인 부담금 환급액이 발생한 경우 본인에게 환급하지 않고 시ㆍ군ㆍ구로 환급될 수 있는 방안 등 건강보험공단 지급 시스템과 연계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24일 <프레시안>과의 전화 통화에서 "복지부나 우리 공단에서도 이런 식의 이중지급의 문제점을 이미 알고 있었다"며 "일단 금액을 지급한 후 명단과 지급 내역을 복지부에 통보하면 차후에 보건소에서 의료비를 지급할 때 차감하는 것으로 복지부에서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강보험공단과 보건소로 나뉘어 있는 업무를 통합한다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복지부와 함께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런 사실을 최초로 제보한 최씨는 "아무 말 않고 조용히 9백만원의 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희귀ㆍ난치성 환자 등 병원에서 치료를 거부당하고 있는 위급한 환자들을 생각할 때 관리 소홀로 엉뚱하게 돈이 새 나가는 것을 고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재정 이유를 들어 각종 진료비를 삭감해온 국가기관은 이렇게 불필요하게 헛돈이 나가는 것부터 막아 환자들이 정당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화 의원은 "무려 4년 동안 엉뚱한 곳으로 돈을 지급해 왔다는 것은 정부가 최소한 갖춰야 할 관리 체계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며 "국민 혈세를 어이없이 유출한 데 대해서 복지부 장관과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