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 잉(傅瑩) 호주주재 중국 대사는 17일(현지시간) “중국의 대북 영향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해 주목되고 있다. 최근 한-미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의 회담 복귀를 촉구하기 위해 중국만을 바라보고 있는 입장에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 실제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푸잉 주호주 中대사, “中 대북 영향력 한계”. 전 6자회담 중국측 부대표**
18일 호주 일간 <에이지>(The Age)에 따르면, 푸잉 대사는 이날 호주 전략정책연구원에서의 연설을 통해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푸 대사는 북한의 회담 복귀를 촉구하도록 중국이 영향력을 발휘하라는 한-미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의 요구에 대해 이같이 밝히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원하며 모든 참가국들이 종국에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해야 한다는데 합의하길 바란다”면서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최근 중-미 양국은 폭넓은 대화와 협조를 해오고 있다”면서 경제무역관계, 대테러전쟁, 핵확산방지 등에 있어 '효율적이고 포괄적인' 협조를 예로 들고 “북한 핵 문제와 아프간-이라크 재건 등을 포함한 세계 주요 문제에 대해 함께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푸잉 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그가 6자회담 중국측 부대표를 맡았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무게를 더하고 있다. 푸 대사는 호주 대사를 맡기 전 중국 외교부 아주국장으로서 1,2차 6자회담 중국측 부대표를 역임했으며 3차 회담이 열리기 전 추이텐카이(崔川凱) 아주국장에게 후임을 물려줬었다.
***北 복귀설득 위한 中 대북 영향력 한계 지적 잇따라**
푸 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중국의 고민을 솔직히 드러낸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지난 10일 북한의 핵보유 발언 이후 한-미 등 국제사회로부터 북한의 회담 복귀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러브 콜’을 받아왔다.
하지만 중국으로서는 자국의 ‘주가’가 계속 높아가는 데 대해 국제사회 위상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내심 반길 것이지만 북한의 회담 복귀를 위한 실질적인 영향력을 실제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돼 내심 부담을 느끼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흘러나왔었다.
이와 관련 LA 타임스는 지난 16일 “중국은 인센티브와 주장, 은근한 위협 등의 수단을 동원해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도록 설득하려 할 것”이라면서도 “북한을 다루기가 복잡해 최우방국인 중국이라도 온갖 노력이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중국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김하중 주중 대사도 17일 “중국은 북한에 대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카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강조하면서도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는 혈맹보다 보통국가로서의 관계로 가고 있다”면서 변화의 일단을 인정한 바 있다. 이전에는 중국에게 있어 대북 관계는 ‘외교’보다 더 중요한 부분일 수 있었으나 이제는 여러 국가 관계 중의 하나로 변해가고 있다는 평가다.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대표도 18일 <프레시안>에 기고한 글을 통해 중국 외교부 산하의 국제문제 관련 싱크탱크에서 미중관계를 연구하는 한 전문가를 인용,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중국도 이러한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으며 북한도 중국의 중재를 원치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전현준 통일연구원 기획조정실장도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옛날같지 않다”며 한계를 주장했다. “중국은 개혁개방이후, 90년대 이후 북한을 서운하게 했다”면서 “중국은 사회주의식으로 도와주다가 이제는 그러한 면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대북 원조를 통해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 재고해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중국은 오는 19일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북한에 보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중국의 지렛대가 북한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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