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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철 경주구간 터널공사도 환경피해 심각"

지하수 고갈-가옥 균열 등, 환경부 등은 '모르쇠'로 일관

지율스님 단식으로 경부고속철도 터널 공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경주를 관통하는 고속철도 터널 공사로 환경 피해와 주민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고속철 경주구간 터널공사로 지하수 극심한 변화 생겨"**

녹색연합은 17일 오전 종로경찰서 기자실에서 "경부고속철도 대구~부산 구간 중 경주를 관통하는 터널 공사로 인한 지하수 변동으로 인근 주민의 상수원이 마르기 시작했고, 발파와 소음으로 60가구 이상 주택에 균열이 생기는 등 피해가 막심하다"고 폭로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경부고속철도 대구~부산 구간의 경주 일대인 당리터널(11-3공구), 송선터널(11-4공구) 공사로 인해 경주시 건천읍 송선리와 방내리 일대 마을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당리터널 인근의 경우 1백50평 규모의 산지 늪이 완전히 고갈되고 주민의 상수원이 마르기 시작하는 등 지하수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주민들은 이런 내용을 진정서에 담아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전달한 상황이다. 천성산 문제의 핵심인 터널 공사로 인한 지하수의 변동과 유출 가능성이 다른 곳에서 실제로 나타난 것이다.

<사진 1 : 1176, 1191>

***가옥 균열-소음 등 주민 피해 심각, 공단은 모르쇠로 일관해**

특히 이 지역은 주민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지만,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모르쇠로 일관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2003년 10월15일 터널 발파 공사가 시작된 후, 방내리와 송선리 주민들은 가옥 60여 채에서 건물 균열이 발생했다. 균열은 내벽과 외벽에 모두 나타났으며, 특히 천장 쪽 벽면에는 사방에 금이 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피해가 심각한 가옥의 경우 균열이 50개 이상 나타나 주민들이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 2 : 1148, 1151>

지역의 소음 피해도 심각하다. 하루 두 차례 아침과 저녁, 특히 저녁 8시를 전후해 이루어지는 발파 소음이 아주 클 뿐만 아니라, 토석을 야적하는 과정에서 덤프트럭이 수시로 소음을 일으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발파 공사가 시작된 후 가축들도 이상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 송산리에서만 한우 54마리, 사슴ㆍ돼지ㆍ염소 등 95마리의 가축들이 죽거나 체중감소ㆍ불임 등의 증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이런 이상 징후는 발파 진동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1년 전 환경부에 피해 신고, 환경부는 '무대책'**

한편 이런 내용은 녹색연합이 이미 2004년 3월 환경부에 공문으로 접수를 시켰으나, 환경부는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고 방치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연합은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면서 소음 및 진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도록 했어야 했다"며 "환경영향평가가 졸속과 부실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에 대한 여러 가지 피해가 속출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천성산 문제도 그 핵심에 터널공사가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제대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지 않는 데 있다"며 "무작정 터널을 뚫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생생한 피해 사례가 바로 경주 구간의 터널 공사"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또 "건교부가 실시하고 환경부가 협의해준 환경영향평가는 형식적인 평가 때문에 현장의 실제 피해를 막을 수 없다"며 "불가피한 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실시하는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할수록 환경 피해 역시 심각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녹색연합과 피해 지역 주민들은 "경부고속철도 경주 구간의 당리터널과 송산터널 공사를 중단한 후 피해 지역에 대한 정밀 환경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이 기회에 고속철도의 환경 대책을 근본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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